<앵커>
올해 초 비행기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 이후, 비행기를 탈 때 보조배터리는 비닐백에 보관하도록 지침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책이 화재 예방에 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는데요. 정부가 새로운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준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월 에어부산 항공기 선반에서 화재가 발생해 176명이 대피했습니다.
선반에 있던 보조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기내에서는 보조배터리를 비닐백에 담아 보관하도록 하는 안전 대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내부 합선이나 과충전 등으로 인한 화재를 막을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고, 출국 심사 지연과 비닐 쓰레기 양산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SBS 취재 결과, 국토교통부는 대안으로 '온도 감응' 스티커 도입과 방화백 비치 의무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온도 감응 스티커는 온도 변화에 따라 스티커 색깔이 변하는데, 선반에 붙여놓으면 보조배터리 발열 여부를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방화백은 보조배터리 화재를 끈 뒤 물을 부어 보관하는 주머니로, 열폭주로 인한 폭발을 막거나 폭발 충격을 흡수해 줍니다.
이걸 항공기당 2개씩 비치하게 한다는 구상입니다.
좌석마다 보조배터리를 보관할 수 있는 방염백 비치도 검토됐지만, 여러 제품을 실험한 결과 성능이 떨어져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새 안전 대책이 시행되면 비닐백 제공은 중단하고 배터리 단락 방지를 위한 절연 테이프 부착은 유지할 걸로 알려졌습니다.
국토부는 또 휴대용 전자기기 반입 개수도 국제 기준에 맞춰 160Wh 이하 기기를 최대 15개까지 허용할 걸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런 방안들을 외국 항공사에는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윤문길/한국항공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 국제적인 표준 방법으로 채택이 되려면 그것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이 돼야 되는 거예요. 검증된 방법인지 그게 효율성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체크 할 필요가 있는 거죠.]
국토부는 최종 검토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새로운 안전 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박나영, 화면출처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