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미 직접 개입, 중동전쟁 확대 우려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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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1일(현지시간) 미 군사력으로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한 것과 관련, 미 언론은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에 따라 중동 전쟁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핵 프로그램 공격에 합류해 이란의 약해진 정권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했으며, 분쟁을 한층 더 악화시킬 위험을 초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공격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개입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시설이 위치한 지역에서 진행 중인 분쟁을 확대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란이 그동안 미국의 직접적인 전쟁 개입 시 보복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해 온 만큼 중동 지역에 주둔한 미군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은 (전쟁의) 불씨가 자국 영토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미군 병력 수천 명이 주둔 중인 이라크 서부의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타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의 개입이 "지역 내 전쟁 확대 위험에 대한 공포를 높이고 있다"면서 "전쟁은 더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이란의) 대응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에 가하는 공격의 규모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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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격이 핵 시설에 한정됐다고 이란 지도부가 판단한다면 대응을 자제할 수 있지만, 공격이 광범위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란 지도부는 미군 기지 공격 등 전면적인 보복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중동 전문가 조너선 파니코프는 이란이 보복 공격을 전쟁 억지력을 회복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보게 된다면 "빠르게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질 수 있는 확전의 소용돌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NYT에 말했습니다.

다만 NYT는 이란이 그동안 협상 의사를 밝혀온 만큼, 미국의 공격에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이란이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르는 핵 시설을 활용해 핵무기 개발을 가속하거나, 전쟁 격화에 따라 내부 분란으로 정권 교체나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된다고 전했습니다.

CNN 방송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공격 결정은 이란의 군사적 약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면서 과거와 비교해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수단이 더 적다고 백악관이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는 미국이 지난 몇 년간 진행해 온 소모적인 외교적 노력을 반복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트럼프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실체를 현장에서 없애는 것이 더 안전하고 빠르며 효과적인 선택이라고 봤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이어 "현재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공격이 이란의 핵 야망을 효과적으로 종결시키고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잘라냈는지 여부"라며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분명한 '예스'(yes)가 아니라면, 트럼프는 그 자신에게도 심각한 골칫거리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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