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충돌 격화…분쟁은 어떻게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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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은 점점 더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 분쟁을 어떻게 봐야 하는 걸까요?

사자는 '유대민족'을 상징합니다.

6월 12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마치 앞으로의 재앙을 예고하기라도 하듯, 이 성경 구절을 쪽지에 적죠.

[암사자와 같이 일어나고 수사자처럼 일어서는 백성 (구약성서 민수기 23장 24절 중)]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이스라엘군은 이란에 200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300발이 넘는 폭탄을 투하합니다.

하늘에서는 이란의 핵농축 시설들이 집중타격 당했고 땅에서는 드론과 비밀 특공대가 은밀히 이란 핵심 인사들을 제거했죠.

이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이란의 고위직 안보 기관 관계자 20여 명, 이란 핵 과학자 9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군사와 관련된 고위층을 한날한시에 정확히 제거한 겁니다.

그렇다면 이란은 정말 몰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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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15일, 미국과의 6차 핵 협상 회담을 앞두고 있기도 했고, 그간 양국은 자국의 개입 사실을 숨긴 채 비밀리에 공격하는 등 일명 '그림자 전쟁'을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이 시작된 날, 이란의 고위 군 지휘관들은 지하 벙커가 아닌 자택에 머무르며 긴급회의를 열었는데 당시 이 회의 장소 역시 노출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해졌죠.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란 정부는 150발 이상의 미사일과 100기 이상의 드론으로 즉각적인 보복을 감행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무릅쓰고 이란을 공격했을까?

[인남식/국립외교원 교수 : 이번 공격은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는 이란의 핵 능력 고도화가 이제 곧 무기화 단계까지 갔다는 판단. 즉, 군사적 위협 수준이 너무 높아졌다고 하는 판단이 아마 첫 동기였을 것 같고요.]

한마디로 이스라엘은 지금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것.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상당수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죠.

그리고 그 양이 408킬로그램, 핵폭탄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입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미 사이가 좋지 않은 이란이 핵을 갖는 것만큼 최악인 상황은 없었는데, 외교와 제재로는 더 이상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어려워진 데다, 또 때마침 그동안 이란을 대신해 싸워 온 하마스와 헤즈볼라와 같은 무장 조직들이 전례 없이 약화된 상황이라, 지금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고 생각한 거죠.

[인남식/국립외교원 교수 : 네타냐후 총리가 압박감을 느낄만했던 게, 믿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이란에 대한 무력 공격 대신 오히려 이란 정부와 핵 협상을 시작했다고 하는 것이 아마 네타냐후한테는 큰 충격이었을 겁니다.]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군사작전으로 국제사회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미국이 가자지구 사태에 인도주의적 중단과 휴전을 요구하며 사이가 꽤 껄끄러워진 상황이었죠.

그런데 이 와중에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건데, 협상이 타결되기라도 하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일부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자 할 거고 이스라엘은 그걸 바탕으로 또다시 이란이 무장조직을 되살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 정치 내에서 여러 곤경에 처해있었던 것도 있습니다.

[인남식/국립외교원 교수 : (네타냐후는) 몇 가지 독직·부패 스캔들도 지금 기소가 돼 있는 데다가, 공격 하루 전에는 이스라엘의 초정통파 유대인들의 징집과 관련된 논란이 벌어져서 오히려 네타냐후 편을 들던 강경 보수파 의원들 중심으로 불신임 투표까지 있었습니다. 일련의 어떤 국내 정치적인 압박으로 인해서 이 공습이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겠죠.]

전문가들은 이번 무력 충돌을 단순히 하나의 관점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합니다.

지난 17일 주요 7개국 정상들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이란의 핵 보유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란의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어떻게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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