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영국 북아일랜드 밸리미나.
거리에 불타오르는 차와 집이 보이고, 복면을 쓴 수백 명의 사람들이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며 무법지대를 방불케 합니다.
출동한 경찰을 향해 병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해 최소 40명 이상의 경찰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반이민 폭동을 선도하는 시위대로 이민자들의 집을 닥치는 대로 부수고 방화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루마니아 이민자 :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서 떠나야 하는 상황이에요. 항공권을 사서 제 나라로 돌아갈 겁니다.]
[김승진/영국 교민 : 청소년 2명이 10대 소녀를 성폭행하려고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처음에는 평화적인 시위로 시작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외국인이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갑자기 이민자 혐오로 변질된 거거든요.]
지금의 사태는 지난 7일 발생한 10대 성폭행 사건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민자였던 피의자들이 법정에서 루마니아어 통역을 사용해 무죄를 주장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됐고,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 평화 시위를 시작했지만, 결국 폭력 사태로까지 변질된 겁니다.
총 4일간 지속된 폭력 시위에 경찰은 물대포까지 투입해서 강경 진압에 나섰지만 폭동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이민자들의 집이 불타고 외국인 대피소가 습격당했는데, 일부 시위대는 이 과정을 보란 듯이 SNS에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김승진/영국 교민 : 시위가 많이 격했기 때문에 그리고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한 지역들이 타깃이 돼서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이민자들이 대피해서 임시주택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이민 폭력 시위는 다른 도시로 번졌고, 일부 주민은 폭력 사태의 희생되지 않으려 영국인 가정이라고 써 붙이거나 영국 국기를 걸어두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주거난과 실업난 등으로 누적됐던 북아일랜드인들의 불만이 이민자를 향한 인종차별적인 폭력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루마니아 이민자 : 제 딸은 걱정이 많아요. 저한테 항상 우리가 꼭 떠나야 한다고 얘기해요.]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이미 아수라장이 된 삶의 터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피해에 상당수 이민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취재 : 황지민, 구성 : 신혜주(인턴), 영상편집 : 고수연, 제작 : 모닝와이드3부)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