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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부속팀 붙고 간부들과 회의?…보폭 넓히는 김주애 [스프]

[안정식의 N코리아 정식] 평양에서 800km 떨어진 나진까지 공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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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한동안 공개활동이 뜸한 듯했던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따라다니는 모습이 최근 들어 꾸준히 포착되고 있습니다. 아버지인 김정은과 비슷한 정도로 커버린 김주애가 완전한 성인 복장을 하고 현지 지도에 동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모습을 매체들을 통해 보도하고 있는데, 조선중앙TV가 보도하는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사진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장면들이 포착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선중앙TV 동영상에서 포착된 최근 김주애의 모습들을 통해 김주애의 활동 범위와 위상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 대사와 세 번 포옹한 김주애

김주애가 초보적인 외교행위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제기됐습니다. 노동당 창건 79주년 경축행사장에 김주애가 김정은과 함께 참석했는데, 김주애가 마체고라 주 북한 러시아 대사와 악수하며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대단한 얘기를 주고받은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김주애가 북한의 가장 중요한 맹방인 러시아의 대사와 담소를 나눈다는 것은 김주애가 단순히 김정은을 따라다니는 수준이 아니라 김정은으로부터 지도자의 행보를 배워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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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당 창건 79주년 경축행사장에서 마체고라 대사와 대화하는 김주애

그리고 지난달 9일 이번에는 김주애의 공식 외교 행보가 관찰됐습니다.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하는 데 김주애가 동행한 것입니다. 김주애는 김정은을 따라다니며 러시아 관계자들과 인사했고 러시아 어린이들의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또 무명전사들의 삶을 상징하는 '영원한 불길'이라는 상징물에 꽃바구니를 바칠 때에는 김정은, 마체고라와 함께 맨 앞줄에 나란히 섰습니다.

특히 이날 주목해 볼 장면은 김정은과 김주애가 대사관을 떠날 때였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대사관 건물 입구까지 나와 김정은 부녀를 환송했는데, 김정은과 한번 포옹을 하며 인사를 한 뒤 김주애에게는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세 번 포옹하는 인사를 통해 김주애를 배웅했습니다. 세 번씩 포옹하는 인사법은 보통 아시아의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사법인데, 마체고라 대사가 김주애에게 이런 인사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지금 북한에서 가장 힘 있는 외교사절일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가 김주애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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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사관을 찾은 김주애를 마체고라 대사가 세 번 포옹하며 배웅했다.

고위 간부들과 테이블에 함께 앉은 김주애

김주애의 활동 범위와 관련해 주목해 볼 장면은 최근 있었던 북한의 5천 톤급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서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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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4월 25일 5천 톤급 1번 구축함인 '최현함' 진수식을, 지난 12일 5천 톤급 2번 구축함인 '강건함' 진수식을 가졌는데, 두 진수식 영상에서 비교해 볼만한 장면들이 포착됐습니다.

먼저, 지난 4월 25일 진행됐던 '최현함' 진수식.

진수식이 열린 남포조선소에 김정은의 전용열차가 도착하자 조춘룡 당 비서가 진수식 준비가 다 되었음을 보고하기 위해 열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열차 안에는 김정은이 김주애와 함께 앉아 있었고, 김정은은 조춘룡의 보고를 받은 뒤 김주애와 함께 열차 밖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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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5일 남포조선소에 도착한 전용열차. 열차 안에 김정은 부녀가 앉아 있다.

반면, 지난 12일 있었던 '강건함' 진수식.

진수식이 열린 나진조선소에 김정은의 전용열차가 도착하자 역시 조춘룡 당 비서가 진수식 준비가 다 되었음을 보고하기 위해 열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열차 안에는 김정은 부녀뿐 아니라 간부들도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간부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거나 들으면서 나진조선소까지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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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나진조선소에 도착한 전용열차. 열차 안에 김주애가 간부들과 함께 앉아 있다.

예전에도 김주애가 연회장에서 간부들과 테이블에 앉은 적은 있었지만, 밥을 먹는 자리에서 간부들과 함께 앉은 것과 기차 안의 회의 탁자에서 간부들과 함께 앉은 것은 의미가 좀 다릅니다. 행사장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심도 있는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겠지만, 김주애가 간부들과 함께 회의 탁자에 앉아 얘기를 하거나 듣는 단계까지 갔다는 것은 김주애의 활동 범위가 한 단계 더 넓어졌음을 의미합니다.

나진까지 원거리 여행, 전담 부속팀 보좌받는 김주애

지난 12일 나진조선소 '강건함' 진수식에 김주애가 참석한 것은 좀 더 주목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나진은 평양과 상당히 먼 곳입니다. 평양과 나진을 연결하는 '평라선'은 한반도에서 가장 긴 철도노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편도로 800km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북한의 철도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보면 평양에서 나진까지 기차로 오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을 텐데, 이러한 장거리 여행 뒤 나타난 김주애의 모습은 상당히 세련된 모습이었습니다.

김주애는 하얀색 투피스에 머리에도 한참 신경을 쓴 모양새였는데, 이는 김주애의 의상과 머리, 분장까지 전담해 주는 부속팀이 김정은의 전용열차에 함께 따라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주애가 평양 근처 행사에 갈 때 잠시 돌봐주는 팀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김주애의 대외활동을 전적으로 챙겨주는 전담 부속팀이 가동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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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조선소 '강건 함' 진수식에 참석한 김주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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