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 두개골 주인공은 데니소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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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고대 인류 '호모 롱기'로 분류됐던 하얼빈 두개골

2021년 신종 고대 인류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로 세계적인 관심을 끈 14만 6천 년 전 인류 화석 하얼빈 두개골(Harbin cranium)이 데니소바인 계통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학 연구소 푸차오메이 박사와 허베이지질대학 지창 박사 공동 연구팀은 19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와 셀(Cell)에서 하얼빈 두개골 치아의 치석에서 회수한 미토콘드리아 DNA(mtDNA)를 분석, 데니소바인 고유의 유전자 변이 3개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하얼빈 두개골이 데니소바인의 초기 mtDNA 계통에 속한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며 이는 14만 6천 년 전인 중기 플라이스토세에 데니소바인이 시베리아에서 중국 동북부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는 하얼빈 두개골을 둘러싼 분류 논쟁을 해결할 뿐 아니라 달리와 진니우산 화석 같은 동아시아의 다른 고대 인류 화석이 데니소바인 계통에 속할 가능성을 식별하는 데 중요한 참조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데니소바인은 15년 전 시베리아 동굴에서 처음 발견된 후 여러 지역의 화석에서 DNA와 단백질 분석을 통해 확인됐지만 발견된 화석이 대부분 불완전하고 단편적이어서 '데니소바인이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질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이전까지 '호모 롱기'(Homo Longi.Dragon Man)라는 새로운 고대 인류로 알려졌던 하얼빈 두개골의 치아에서 치석을 회수하고, 이를 새로 개발한 고단백체 분석 기술과 혁신적인 고대 DNA 실험 방법으로 조사했습니다.

하얼빈 두개골은 1933년 일본 지배 당시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쑹화강 다리 건설에 투입된 한 농부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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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는 두개골을 가보로 삼기 위해 버려진 우물에 숨겼다가 임종을 앞둔 2018년 손자에게 두개골에 대해 알렸고 손자는 두개골을 찾아 인근 대학에 기증했습니다.

이 두개골을 연구한 중국 연구진은 2021년 50대 후반 남성으로 추정되는 이 두개골의 해부학적 특징 600여 개를 조사한 결과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보다 호모 사피엔스에 더 가깝다며 신종 고대 인류 '호모 롱기'로 명명했습니다.

연구팀은 하얼빈 두개골 치아 부분에서 치석 0.3㎎을 채취, 고단백체 분석과 고대 DNA 실험을 통해 이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어 새로 구축된 고단백체 시스템을 사용해 두개골 질량 분석 데이터를 조사해 30만 8천여 개의 펩티드 조각 정보를 찾아내고 2만 개 이상의 펩티드를 식별했으며, 이 사람의 단백질 95개를 확인했습니다.

또 인류 등 사람과(Hominidae) 종의 고유한 단일 아미노산 다형성(SAPs) 122개를 발견, 하얼빈 두개골이 호모 속(Homo genus)에 속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하얼빈 두개골의 DNA에는 데니소바인에게만 있는 유전자 변이 3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두개골 주인공이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굴된 화석(Denisova 3)과 계통 발생학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는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하얼빈 두개골이 시베리아 데니소바인 개체군과 연결돼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이는 14만 6천 년 전 데니소바인이 아시아 전역에 걸쳐 넓게 분포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는 고대 인류 화석에 남아 있는 치아 치석 속에 고대 인류 DNA가 보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중기 플라이스토세 인류의 유전적 연구에 새로운 창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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