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란드 방문한 마크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찾아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그린란드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모든 사람은 그린란드가 매물이 아니며 (강제로) 가져갈 수 있는 곳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린란드의 사태는 분명 모든 유럽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여러분(그린란드)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사실상 공개 비판한 것으로, 그의 발언에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군중 사이에서는 박수가 나왔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면 프랑스가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정적 시나리오에 답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이자 우방으로서, 다른 동맹(덴마크)을 향해 공격적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 차원에서 그린란드 광물 개발 협력에 속도 내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U는 2023년 11월 그린란드와 지속 가능한 자원 개발을 골자로 한 핵심 원자재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날 방문에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동행했습니다.
두 사람은 옌스 프레데리크 니엘센 그린란드 총리와 북극 안보 현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협한 뒤 외국 정상이 그린란드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짚었습니다.
방문 시점이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하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이라는 점에서 계산된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됩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협력을 중시하면서도 특히 안보 부문에 대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해 온 인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1월 대선 승리 이후 취임 전부터 북극 관련 경제 및 안보 이익 확보, 중국의 영향력 배척 등을 강조하며 파나마운하 환수와 함께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드러내 논란을 빚었습니다.
광물,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는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다가 1953년 식민 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됐습니다.
자치권을 이양받았으나 외교, 국방 정책 결정 권한은 여전히 덴마크가 쥐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EU 영토는 아니지만 'EU 해외국가 및 영토'(OCT)로 분류돼 EU 공동기금을 수령할 수 있으며 EU 시민과 마찬가지로 역내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됩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 역시 러시아가 휴전을 거부할 경우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데 열린 입장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사태 중재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논의할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해서는 "수년간 격렬한 분쟁(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고 유엔 헌장을 존중하지 않기로 한 러시아가 어떤 식으로든 중재역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