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환송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이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밀착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보냈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경제·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양국 관계는 혈맹 수준으로 진화했습니다.
이제 관심은 김 위원장의 방러 시점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찾았던 당시, 다음 정상회담은 모스크바에서 열리길 바란다며 김 위원장을 초청했습니다.
두 나라의 밀착 관계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시기의 문제일 뿐, 사실상 기정사실로 여겨집니다.
특히 내년 1월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다질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된 뒤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늘(15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북러 정상이 승전국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다음 정상회담은 러시아와의 동맹 관계를 중·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자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변수는 교통수단입니다.
현재 북한에는 모스크바까지 직항할 수 있는 전용기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두 차례 방러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만 방문했으며, 전용열차로 충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항공편으로 해외를 방문한 것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이 유일합니다.
당시 중국이 전용기를 제공했는데, 이번에 러시아가 전용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스크바까지 열차로 이동하는 방안도 있긴 합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모스크바-평양 간 직통 철도 운행이 오는 17일 재개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장시간 평양을 비워야 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 모스크바를 열차로 방문했을 당시, 무려 23박 24일이 소요됐습니다.
이런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도 블라디보스토크 등 북한과 가까운 지역에서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