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뒤바뀐 여야…법안 처리부터 인사청문회까지 샅바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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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헌법재판소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거수 표결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새로운 원내사령탑을 앞세운 여야가 국회에서 샅바싸움에 들어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그제(13일) 김병기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국민의힘 역시 오늘(15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합니다.

167석의 거대 여당과 107석의 소수 야당 구도에서 맞닥뜨리는 양당은 법안 처리부터 인사청문회, 원(院) 구성까지 곳곳에서 줄다리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입법권과 행정권을 동시에 쥔 민주당은 개혁입법 드라이브에 거침이 없을 전망입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라는 장애물이 사라진 데다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현재 여당 몫인 만큼 마음만 먹으면 과반 의석을 활용해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경선 당일 정견 발표에서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1년 안에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검찰, 사법, 언론 등 산적한 개혁 과제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거부권에 가로막혔던 상법 개정안과 '방송3법', '노란봉투법' 등은 물론 전임 원내지도부가 속도를 조절했던 '대통령 재판 중지법'(형사소송법)과 사법개혁 관련 법안도 처리 시기를 저울질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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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법안에 줄곧 반대 기조를 유지해 온 국민의힘은 대국민 여론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입법에 맞선다는 계획입니다.

대통령 재판 중지법은 물론,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국가수사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법안들을 '검찰 해체 4법'으로 규정해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겁니다.

여당이 민생 입법으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역시 진영논리에 의한 입법이라는 게 야당의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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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서 식품·외식업 협회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밥상물가 안정을 위한 경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 등의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정국도 막이 오릅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오는 19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를 확정했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도 조만간 일정이 잡힐 예정입니다.

가장 치열하게 맞붙을 무대는 역시 김 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될 전망입니다.

야당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전과가 있는 김 후보자가 당시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있는 인사와 다시 금전 거래를 한 점, 신고 재산이 2억 원대인데도 미국의 유명 사립대에 다니는 아들의 유학비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을 추궁할 전망입니다.

또한 아들이 고교 재학 중 교내 동아리에서 추진한 '표절 의무교육 법안'을 김 후보자가 국회에서 법안으로 공동 발의한 것 역시 '아빠 찬스'로 보고 이를 철저하게 규명한다는 방침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고리로 김 후보자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거나 이 대통령이 총리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불거진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등을 향해서도 공세를 벌일 가능성이 큽니다.

여당은 김 후보자를 향한 야당의 도덕성 검증 공세는 이미 당사자가 충분히 해명했다고 보고 현재까지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 후보자는 그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와의 금전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대출받아 상환했다"고 했고,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서는 "아들이 (법안 발의 내용을) 대학 진학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김 후보자는 물론 향후 이어질 국무위원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여당은 도덕성보다는 역량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도덕적 흠결이 드러난다면 대통령실에 민심을 있는 그대로 전해 인선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원 구성 문제를 놓고선 이미 여야가 새 원내지도부를 꾸리기 전부터 밀고 당기기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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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특히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걸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다른 무엇보다 법사위원장은 야당의 몫이었으므로 이 자리만큼은 재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법사위원장 협상은) 22대 국회가 개원했을 때 이미 2년 임기로 합의된 일"이라며 "원칙을 깨트리면서까지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 응할 생각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내줄 경우 민주당의 법안 처리가 법사위 문턱에서 줄줄이 벽을 만날 수 있어 이 자리만큼은 양보해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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