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나탄즈 핵시설 위성사진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을 전격 공습하면서 핵심 표적이 된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로 꼽힙니다.
이란은 포르도와 나탄즈 등 두 곳에 지하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나탄즈는 이 중에서도 이란의 핵 관련 시설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진 중부 이스파한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특히 핵무기 제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나탄즈에는 지하 우라늄농축시설(FEP)과 지상 핵연료농축시설(PFEP) 등 두 개의 농축시설이 있습니다.
FEP는 상업적 농축을 위해 지어진 시설로 원심분리기 5만 대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전해집니다.
현재는 약 1만4천 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돼있으며 그 중 약 1만1천 대가 순도 5%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발전용 연료로 쓰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지상 PFEP에는 원심분리기가 수백 개가량만 설치돼있지만, 이란은 이곳에서 최대 순도 60%의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순도 60%는 준무기급으로 평가됩니다.
핵무기 생산을 위해서는 순도 90%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이란이 60% 농축에 성공한 만큼 90%에 도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이 현재 비축된 농축도 60%의 우라늄을 무기급으로 전환하는데 2주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온 바 있습니다.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 2002년 이란 반정부단체의 폭로로 존재가 국제사회에 알려졌으며 이후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 1순위로 꼽혀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4월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 배치돼 있던 S-300 포대를 파괴하며 이란의 방공망을 타격했고, 2021년에도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감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FEP 시설은 지하 3층 깊이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어느 정도 손상이 가해졌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란 국영TV는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이 여러 차례 공격받았다고 보도하며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란 언론들은 또 나탄즈 핵시설에서 공습 이후 몇 시간 만에 새로운 폭발음이 들렸다고도 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공습으로 나탄즈 핵시설의 핵 오염 징후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피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집계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나탄즈 핵시설이 위치한 이스파한주에는 이 밖에도 이란의 핵기술연구센터(NTRC)와 군사시설 등 여러 핵심 시설이 밀집해있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