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발인 도시철도입니다.
영유아를 둔 가정은 유아차를 끌고 다니는 일이 많은 탓에, 버스보다는 도시철도를 이용할 일이 훨씬 많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도시철도는 관련법규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유실을 설치해야 합니다.
1호선부터 4호선까지 부산도시철도 114개 모든 역에 만들어졌다는데 그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역사마다 화장실이나 승강기에 대한 안내는 잘 돼 있어서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필수시설이지만 수유실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수유실은 대체로 역무실 깊숙이 마련돼 있습니다.
직원들의 사무공간처럼 꾸며져 있고 기저귀 갈이대나 세면대 같은 시설은 없습니다.
매일 청소해야 하지만 점검표는 1월에 멈춰 있습니다.
유명무실한 수유실, 승객 대다수는 있는지조차도 모릅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 : 일 년에 한 열 명? 혼잡한 역이 그렇고 혼잡하지 않은 역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이번에는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았습니다.
탕비실 옆에 수유실을 꾸며놨지만 사실상 창고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이곳은 부산의 한 구청 청사입니다.
모자보건법에 따라 수유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곳인데요. 그런데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수유실이 미흡하면 1차 시정명령을, 이후 3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 부과가 가능하다지만 실제 사례는 드뭅니다.
[박선숙/동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 수유문화가 정착된 지도 얼마 안 된 상황이어서 더 많은 제제와 또는 거기에 대한 관리감독 법적 근거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수유실 설치와 운영에 앞장서야 할 공공시설마저 이처럼 부실하니 영유아 부모들의 불편이 개선될 리 없습니다.
(취재: KNN 조진욱 / 영상취재: KNN 황태철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