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노벨상 이은 쾌거…K뮤지컬 첫 토니상, 한류 새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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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사진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미국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을 거머쥐면서 한류 콘텐츠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출발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이번 수상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 콘텐츠의 위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차트 1위 석권,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K-컬처의 저변을 넓힌 쾌거라는 평가입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극본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토니상을 받은 것은 처음으로 앞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은 '위대한 개츠비'와 CJ ENM이 제작에 참여한 '물랑루즈' 등이 토니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개발되고 초연한 작품이 토니상을 받은 것은 최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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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아론슨과 휴 박이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베스트 북 오브 어 뮤지컬(최우수 뮤지컬 대본상)을 수상하며 무대에 올랐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창작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해외 제작진과 배우진으로 작년 11월부터 1천석 규모의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픈런(open run·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무기한 상연) 형태로 공연하고 있습니다.

원종원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종합 예술 형태인 뮤지컬로서 인정받았다는 것은 일대 사건"이라며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받고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을 받는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그만큼 국내 뮤지컬 제작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창작진들은 그간 뮤지컬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역량을 시험해왔습니다.

신춘수 대표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브로드웨이에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지난해 '위대한 개츠비'를 제작했고 올해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도 올렸습니다.

'마리 퀴리'는 지난해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했습니다.

한국 K팝을 소재로 한 뮤지컬 'K팝'은 2022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박병성 칼럼니스트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우리나라 소극장에서 했던 작품이다. (이번 수상은) 한국의 뮤지컬 제작 역량이 적어도 중소극장에서는 상당 부분 발전해왔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며 "해마다 아시아권에 우리 중소극장 작품들이 진출한 것은 오래전 일이고 이제 영미권에서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최승연 평론가는 "K-콘텐츠가 해외에서 유수한 원천으로 인식되는데, 뮤지컬도 이에 속하게 될 것 같다"며 "한국인들이 활동하는 데 길이 뚫리거나, 적어도 (한국 뮤지컬에 대한) 인식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화가 한층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NHN링크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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