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중장비인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가 넘어져 인근 아파트 건물 벽면에 기댄 모습으로 쓰러져 있다.
"한밤중 '쾅', '와장창'하는 소리가 나 놀라서 나와봤더니 사고가 나 있었어요."
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 허 모(45) 씨는 5일 이곳에서 발생한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 전도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5일 오후 10시 13분 이 공사 현장에서는 길이 44m, 무게 70.8t의 천공기가 15층 높이 아파트 쪽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최상층인 15층은 천공기가 부딪치면서 생긴 충격으로 외벽 일부와 베란다 창틀이 파손돼 있었습니다.
베란다 창문도 깨지고 창틀도 대부분 휘거나 꺾여 있어 원래의 형태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천공기 상단이 15층 내부를 뚫고 들어간 모습으로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어, 건너편 거리를 지나가던 시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현장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피해 아파트 건너편에 거주 중인 허 씨는 "전날 밤 집에 있다가 갑자기 무언가 깨지고 떨어지는 소리가 나길래 급하게 밖으로 나갔는데 이미 천공기가 넘어져 있었다"며 "당시 근처에 사는 주민 수백 명이 뛰어나왔을 정도로 소리가 컸다"고 했습니다.
사고 피해를 본 아파트와 같은 단지에 사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 주민 정 모(56) 씨는 "사고 여파로 지반에 충격이 가 다른 아파트에도 이상이 생기진 않을지 너무 걱정된다"며 "단지 내에 아파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보니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현장을 지켜보던 다른 주민들도 "너무 큰 사고가 났다", "수습이 빨리 돼야 할 텐데"라고 말하며 걱정했습니다.
사고로 피해를 본 아파트는 총 60세대 규모로, 현재 이 아파트 건물 주민 150여 명은 대부분 인근 호텔로 이동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대피 주민 중 2명은 사고 당시 발생한 큰 소리 등에 놀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습니다.
이들 모두 외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를 철거하는 작업이 사고 이틀 만인 7일 완료됐습니다.
7일 소방당국과 DL건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1분쯤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의 아파트 건물로 쓰러졌던 천공기의 중심 몸통에 해당하는 리더 부분을 지면에 내리는 것으로 철거 작업이 마무리됐습니다.
DL건설 관계자는 "철거작업은 완료됐지만 아직 남은 절차들이 있다"며 "현재 주민들이 아파트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어서 주민들과 협의해서 안전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난 공사 현장은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제10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현장으로, 시공사는 DL건설이며 발주처는 국가철도공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