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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4가지 원칙 지켜라 [스프]

[조직생활, 제갈량에게 묻다] 조직원의 눈·귀·마음을 잡아야 한다 (글 : 양선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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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관되고 투명해야 한다

오기吳起가 이렇게 말했다.

"무릇 북과 징과 방울은 병사의 귀, 깃발은 병사의 눈, 군령과 형벌은 병사의 마음을 복종토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귀에 들리는 소리는 뚜렷해야 하고, 눈으로 보이는 색깔은 분명해야 하며, 마음으로 복종할 수 있는 형벌은 엄정해야 한다.

눈, 귀, 마음. 이 세 개의 체계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병사들은 나태해진다. 장수가 가라고 명하면 반드시 이동하며, 장수가 명을 내리면 죽음을 무릅쓰고 진격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하는 것은 이 셋이 바로 선 때문이다." [오자병법]

전투는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화하면 '북, 깃발, 군령' 세 가지로 하는 것입니다. 오기는 [오자병법]에서 이 셋을 신체의 부위에 빗대 북은 귀, 깃발은 눈, 군령은 마음이라고 표현합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눈과 귀와 마음을 오롯이 기울여 하나에 집중한다면 그 성과는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도 그럴진대, 이런 사람들이 조직에 모여있다면 그 조직의 비전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 세 개의 체계를 요샛말로 하자면, 북은 목표, 깃발은 방향, 군령은 인센티브와 페널티라고 바꿔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전투에서 이기려면 지휘관은 이 셋을 잡아야 합니다. 지휘관이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자신의 눈과 귀와 마음이 한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어떤 전투든 해볼 만하겠지요.

문제는 어떻게 한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느냐입니다. 오기의 말을 빌리자면 '목표는 뚜렷하고, 방향은 분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센티브와 널티는 공정하여 마음으로부터 수긍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휘관의 말이 모호하고 복잡할 때, 부하들은 자신의 지휘관이 실력은 없고 요행이나 운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누가 이런 지휘관의 지휘에 최선을 다하겠습니까. 결국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자신의 '북, 깃발, 군령'을 어떻게 확고하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2. 뛰어난 장수가 부하에게 가르치는 원칙 4가지

예로부터 뛰어난 장수는 자기 병사들에게 4가지 원칙을 반드시 알도록 했다.

① 지금知禁. 해야 하는 일과 해선 안 되는 일에 대한 원칙과 규율을 알게 했다.

② 지례知禮. 예의를 지키도록 했다.

③ 지권知勸. 시비를 분명히 가림으로써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했다.

④ 지신知信. 신상필벌을 통해 믿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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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가지는 조직 생활을 하는 데 지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이다. 예로부터 기강이 바로 선 군대에 구체적인 실행 규칙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은 예가 없다.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성공하는 비결은 여기에 있다.

평범하고 용렬한 장수는 그렇지 못하다. 병사들이 물러나는데도 제지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날뛰어도 금하지 못한다. 장수가 부대와 함께 패망하는 이유다.

권장하고 훈계하는 척도가 없으면 상벌을 시행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지고, 일이 이렇게 되면 병사들도 믿고 따라야 할 기준을 모르게 된다.

실력 있는 인재가 뒤로 물러나서 숨어버리고, 무함과 아첨을 일삼는 자들이 등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직이 이 지경이라면 전투가 벌어지는 즉시 반드시 패배하고 흩어질 수밖에 없다.

'해야 할 일과 해선 안 되는 일을 아는 것'. 사람과 조직이 실패하는 이유의 8할은 아마도 이걸 몰라서 벌어질 겁니다. 조직은 규율과 규범 등을 통해 이 대목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도자의 마음에 사(私)가 끼지 시작하면 이 규정들을 삿되게 해석해 제멋대로 굴게 된다는 것이지요. 평범하고 용렬한 장수들은 이를 삿되게 해석하기 때문에 조직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또 한 가지, '예의' 문제를 짚고 갈까 합니다. [장원]의 여러 대목에서 예의를 지키라는 강령이 나옵니다. 동양의 윤리규범 혹은 행동규범에는 대표적으로 인의예(仁義禮)가 있습니다. 예는 소위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는 자치적 행동규범 중 가장 하위 규범입니다.

노자는 "인이 옅어지니 의가 나왔고, 의가 박해지니 예가 나왔다"고 말합니다. 인과 의는 마음을 써야 하는 문제이고, 예의는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양식입니다. 한비자는 '예의란 마음이 밖으로 드러나는 방식'이라고 하지만, 실은 인과 예처럼 극도로 마음을 써야 하는 일은 아니죠. 최소한 상대를 사랑(仁)하거나 상대를 위해 헌신·희생(義)까진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존중의 표현은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의까지 경시당하는 세상은 우리도 알듯이 법이 판을 칩니다. '법대로' 세상이 되면 고소, 고발, 소송이 줄을 잇는 다툼으로 치닫고, 법도 통하지 않으면 주먹질이 난무하는 혼돈으로 치닫습니다. 법 밖의 행위들이 통하는 세상이 되면, 너그러움은 덕이 아니라 세상을 혼란시키는 화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덕이 덕으로 대접받는, 질서 있는 세상을 그나마 유지하는 마지노선이 예의라는 것이지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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