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미국 안에서도 트럼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이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미국의 명문 하버드 대학교입니다. 외국 학생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미국 정부와 학교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어제(29일) 있었던 졸업식에서도 학교의 그런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많았습니다.
김정윤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현지 시간 어제 오전 열린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374회 졸업식.
졸업생 9천여 명이 중앙 광장에 모였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학사모에 '국제 학생들을 보호하라'는 문구를 써 붙였습니다.
유학생 차단 등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 저항해 온 가버 총장을 졸업생들은 기립 박수로 맞았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첫 인사말에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앨런 가버/하버드대 총장 : 2025년 졸업생 여러분은 이웃 동네에서, 전국 각지에서,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모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말이죠. 원래 그래야 하는 거니까요.]
졸업식 직전 미 국무부는 중국 유학생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대학 측은 보란 듯이 중국 유학생을 대표 연설자로 세웠습니다.
[유롱 루애나 장/중국 유학생 : 32개국에서 온 77명의 반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
특별 연사로는 에티오피아 출신 인도계 이민자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버기즈 스탠퍼드 의대 교수가 등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 정책을 빗대 이렇게 일갈했습니다.
[아브라함 버기즈/미국 스탠퍼드 의대 교수 : 제가 그 표현을 써도 된다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한 부분은 바로 저 같은 이민자가 여기서 꽃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에 이어 또다시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 조치에 나섰지만, 주 연방법원은 본안 판단 때까지 이를 멈춰 달라는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