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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웃음 찾아주고 싶다"…이수지의 이유 있는 전성기 [스프]

[주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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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지난 5일 개그우먼 이수지(40) 씨가 2025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방송 부문 여자 예능상을 수상했습니다. 3년 연속 후보에 오른 끝에 결국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수지 씨에게 반론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여자 싸이, 린쟈오밍, 교포제니, 육즙수지, 슈블리맘, 제이미맘, 성형외과 실장 등 실존하는 인물들을 거의 복제 수준으로 실감 나게 모사를 하는 이수지 씨는 명실공히 예능계 '핫이슈'였기 때문입니다.

이수지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남달랐다고 합니다. 전교에서 유난히 끼가 넘치는 그런 학생이었답니다. 수업하시던 선생님이 '수지야, 나와서 웃겨봐' 하면 다른 과목 선생님들을 성대모사해 친구들의 배꼽을 훔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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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제가 평범하게 공부하고 대학에 가서 결혼해서 아기 낳고 살기를 바라셔서 제가 개그우먼이 되고 싶다고 하면 혼을 내셨어요. 그래도 축제 무대에 올라서 친구들을 웃길 때가 전 제일 행복하더라고요. 부모님 몰래 코미디 학과에 진학하고, 몰래 공채 시험을 보면서도 '안되면 어떡하지?'란 생각은 안 했어요. 사람들을 웃기는 게 너무 즐겁다 보니까 하다 보니 일이 술술 풀렸어요."

이수지 씨가 자신의 이름을 가장 먼저 알린 개그 캐릭터는 바로 KBS '개그콘서트' '황해'에서 선보였던 조선족 보이스피싱범 '린쟈오밍'이었죠. 당시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사회 전체가 떠들썩했을 때였는데 이를 웃음으로 풍자한 이수지 씨에게는 분명 남다른 감각이 있었습니다.

개그계 선배 신동엽이 이끄는 CP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고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 출연하면서 이수지 씨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의 옷을 입어야 하는 이수지 씨는 하루는 교포 제니로, 하루는 국민 첫사랑으로, 하루는 구수한 아주머니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이어갔습니다.

"사실 'SNL코리아'로 가기 전에 1년 6개월 정도 쉬었어요. tvN '코미디빅리그'가 종영하면서 갑자기 일이 뚝 끊긴 거예요. 그때 일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어요. 'SNL코리아'에 오디션에 가서 저희 시어머니와 친정엄마를 모사해서 '건축학개론'의 수지 씨를 따라 했거든요. 합격이었어요."

공개코미디 무대가 아닌 'SNL코리아'의 화면에서 이수지 씨의 세밀한 인물 모사는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대선배 신동엽 씨를 시작으로 정성훈, 김원훈, 주현영, 지예은 씨 등 재능 넘치는 크루들 사이에서 이수지 씨의 연기력은 날로 성장을 했죠. 그런 이수지 씨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건 유튜브 플랫폼에서였습니다.

"한 시즌 동안 'SNL코리아'는 10주 분량씩 촬영을 하고 긴 휴식 시간을 가져요. 그 시간에 뭘 할까 생각하다가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캐릭터 연기를 좀 더 다양하게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만든 게 '핫이슈지'에요. 4~5명의 스태프가 대본은 물론, 소품과 의상 선택까지 아주 세밀하게 준비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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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탄생한 게 바로 캐릭터 슈블리맘과 제이미맘, 백두장군 등입니다. 슈블리맘은 소셜미디어 기반으로 공동구매 판매를 하는 인플루언서이고, 제이미맘은 남다른 교육열과 코믹스러운 허영심을 가진 열혈 엄마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나~ 공장장이랑 싸웠잖아.", "돈두댓~", "제이미 뛰지 않아요." 등 대사들이 크게 유행을 했습니다.

"슈블리맘은 인터넷에서 숏츠나 틱톡 이런 걸 보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어요. 제이미맘은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니까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엄마들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무속인 백두장군은 새해 초에 인터넷에 계속 무당 콘텐츠가 뜨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 이거다' 했어요."

이수지 씨의 '핫이슈지'는 각계각층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한동안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유튜브 콘텐츠들이 대부분 지상파와 다를 게 없는 인터뷰 포맷이거나 연예인들이 자신의 인맥이나 사생활을 공개하는 브이로그 형식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핫이슈지'의 콘텐츠는 확실히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경쟁력을 가진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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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씨의 복제 수준의 연기에 세심한 현실 고증으로 탄생한 각종 캐릭터는 단숨에 큰 인기를 얻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슈블리맘이나 제이미맘의 모사가 너무 세밀하다 보니, 이수지 씨가 특정 연예인들의 모습을 모사한 게 아니냐, 나아가 그들을 조롱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 겁니다. 특히 제이미맘의 콘텐츠를 본 네티즌들이 유독 많이 거론했던 배우 한가인 씨가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 일부를 비공개로 바꾸면서, 이수지 씨의 모사가 한가인 씨를 저격해서 만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겁니다. 이수지 씨의 대답은 '절대 아니다'였습니다.

"제가 캐릭터를 만들 때는 일상 속의 공감대에 중점을 두지 특정인을 따라 하려는 건 절대 없었어요. 보시는 분들이 그런 오해를 하시는 것이 있는데, 제 목표는 더 많은 분에게 웃음을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오해마저도 줄이는 게 제 숙제라고 생각을 해요. 유튜브의 장점은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받으면 스태프들과 열심히 그런 지적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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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은 오해를 받아서 속상함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수지 씨는 조롱과 풍자의 그 경계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수지 씨는 '이렇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자신감의 원동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남편이라고 했습니다. '결혼 전이었다면 이렇게 과감하게 캐릭터에 도전하지 못했을 텐데 지금은 뭘 해도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답니다.

"남편은 제가 뭘 해도 예쁘고 사랑스럽대요. 그런 말을 들으니까 뭘 해도 자신감이 생겨요. 아까도 제가 인터뷰하면서 피자 한 판을 먹었다고 사진을 찍어서 보냈는데 남편이 '아이고 불쌍해. 그걸로 돼?'하면서 제 걱정을 해주더라고요. 피자 한 판을 먹었는데도 제가 배고플까 봐 걱정을 해줘요. (웃음) 그런 남편이 있으니까 배꼽 노출 의상을 입든, 어떻게 망가지든 스스로 예뻐 보일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이수지 씨가 요즘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을 보고 잃어버렸던 웃음을 찾았다는 사람들의 반응을 받을 때라고 합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덕분에 웃었다", "오늘 직장에서 힘든 일이 많았는데 많이 웃었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이수지 씨는 스스로 누군가에게 희망을 줬다는 생각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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