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강화 전 사자"…강남 아파트값 강세에 강북도 매수 '꿈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온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한동안 매매시장이 잠잠했는데 지난주부터 매수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해서 싼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어요. 집값이 오를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일단은 대출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어제(25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거주하는 한 공인중개사의 말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는 모습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으로 강남 3구와 용산구의 거래가 급감한 가운서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최근 들어 강북 등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대출액 감소가 우려되는 수요자들이 서둘러 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9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3% 올랐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 이후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그 전주(0.10%)에 이어 2주 연속 두 자릿수로 오름폭이 커진 것입니다.

광고 영역

강남 일대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이 전주(0.23%)보다 커진 0.32%가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지난 24일까지 신고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천309건으로 아직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4월(5천262건)의 절반 이하입니다.

그러나 토허구역내 재건축 등 정비사업 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증가하며 아파트값이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순부터는 강북지역은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며 거래가 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셋째 주부터 매매도 되고 전세 거래도 숨통이 트여서 계약이 늘어나고 있다"며 "가격이 뛴다고 보긴 어렵지만 저가 매물부터 팔리기 시작해서 매도자들이 매매가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토허구역 확대 지정 이후 이곳도 조용하다가 이달 중순부터 매매, 전세 모두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노원구는 이달 12일 조사에서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가 19일 조사에서는 보합으로 전환했습니다.

도봉구 아파트값도 이달 들어 2주 연속 하락한 뒤 지난 19일 조사에서 하락을 멈추고 보합을 기록했습니다.

강북의 인기 지역인 마포구 일대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 거래 신고가 안 된 것들도 있는데 이달 초 어린이날을 낀 연휴 기간 거래가 많이 됐고, 호가도 계속 강세"라고 말했습니다.

양천구(0.22%), 성동구(0.21%), 용산구(0.16%), 영등포구(0.16%) 등지도 전주보다 오름폭이 확대됐습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움직이는 것은 강남권이 토허구역 확대 이후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애초 허가구역에 풀리지 않았던 정비사업 단지들이 재건축 호재로 강세입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3구역에 포함된 현대7차 전용면적 245.2㎡(공급면적 264㎡)는 지난달 25일 역대 최고가인 130억5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이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물론, 압구정 재건축 지구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고가입니다.

토허구역 확대 충격으로 거래가 급감했던 송파구 일대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들도 이달 들어 실거래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토허제 해제 당시 최고 33억 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아직 낮은 금액이지만, 토허제 확대 후 거래가 거의 없다가 이달 들어 다시 매수세가 붙고 있다"며 "현재 매물 호가도 32억∼33억 원까지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대출에 민감한 강북지역은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전 대출 약정을 하려는 매수자들이 서둘러 움직이는 경향도 보입니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지역은 집을 사면서 대출을 안 받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대출에 민감하다"며 "6월 중으로 대출 서류에 서명(자서)만 하면 되니 서둘러 집을 계약하고 대출까지 맞춰놓겠다는 매수 예정자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강북 인기지역은 실거주 목적의 갈아타기 수요 외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일단 전세를 끼고 구입했다가 추후 입주하려는 갭투자 수요도 많습니다.

광고 영역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전셋값은 그대로인데 매매가격이 많이 뛰다보니 전세를 끼고 매수한 뒤 후순위 대출을 받겠다는 문의 전화도 부쩍 늘었다"며 "가격은 계속 오르고, 갭투자 차단을 위한 은행권의 대출 규제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 매수를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출에 민감한 비강남지역에는 다음 달까지 3단계 DSR 시행 전 대출을 받기 위한 막바지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다만 6월 초 대선 변수가 있어 예상대로 아파트 거래가 계속해서 늘고 가격이 오를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불안 조짐을 보일 경우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확대해 추가 지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3단계 대출 규제, 금리 인하, 대선과 정부 추가 규제가 맞물려 있어서 7월 전까지 단기 거래가 늘더라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7월 이후에는 대출 규제도 있지만 새 정부 정책 변화로 인해 한동안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