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앱스토어 사용자의 연령 확인을 의무화한 미국 텍사스주의 '앱스토어 책임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이 법안의 시행을 막기 위해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섰으며, 팀 쿡 CEO는 지난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법안에 대한 수정과 함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습니다.
'앱스토어 책임법안'은 애플과 구글 등 앱스토어 운영사에 기기 소유자의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게 골자입니다.
온라인상에서 유해한 콘텐츠로부터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으로, 이용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계정을 부모 계정과 연결하고, 앱 다운 시에도 부모가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법안은 이미 텍사스 주의회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했으며, 현재 애벗 주지사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 법안 통과를 앞두고 로비스트 수를 늘리며 주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확대했지만, 무위로 끝났습니다.
애플은 미성년자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이 법안이 텍사스에서 기기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한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텍사스 주민이 날씨나 스포츠 관련 앱을 내려받을 때조차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해 보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용자 연령을 직접 확인하고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기에는 기술적 부담과 함께 상당한 비용도 발생할 것으로도 예상됩니다.
특히, 텍사스주에서 이 법안이 시행되면 관련 조처가 미전역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애플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2023년부터 유타주에서 유사 법안이 시행 중이지만, 텍사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주(州) 중 하나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주들도 자체적인 법안을 추진 중이며, 연방 차원에서도 유사 법안이 발의된 상태라고 WSJ은 전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루이지애나에서 비슷한 법안을 성공적으로 저지했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관련 규정 마련이 올해 다시 추진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 대변인은 "텍사스 어린이 안전과 온라인 프라이버시는 여전히 주지사의 최우선 과제"라며 "주지사는 법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