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 국경에 집결한 이스라엘 탱크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해체하고 생존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대규모 지상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이는 항전 중인 하마스에 납치한 인질을 석방하는 휴전 협상에 동의하거나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 확대에 맞서 싸우라는 최후통첩 성격으로 보입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현지시간 18일 성명에서 "지난 하루 동안 현역과 예비군을 포함한 남부사령부 예하 병력이 '기드온의 전차 작전'의 일환으로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전역에서 광범위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십 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고 테러 기반 시설을 해체했으며 현재 주요 위치에 배치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 북부의 베이트 라히아와 자발리아 난민 캠프, 남부 도시 칸 유니스 등을 전방위적으로 공습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최후의 경고'라고 언급한 대피명령에서 "로켓 발사에 사용되는 모든 지역에 강력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자 민방위대 대변인 마흐무드 바살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계속된 공습으로 남부 알마와시 난민캠프에서 22명이 사망하는 등 최소 50명이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공습으로 북부에서 그나마 부분적으로 운영됐던 인도네시아 병원도 폐쇄됐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북부에서 정상 운영되는 공립병원은 한 곳도 없는 상태입니다.
가자 보건부는 지난 일주일간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주민이 최소 464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일 가자 전체를 재점령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승인했으며, 15일부터 공습을 강화해 하마스에 대한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입니다.
이스라엘군은 작전 지원을 위해 지난주 '하마스 테러시설' 670곳을 사전에 타격하기도 했습니다.
대규모 지상작전이 발표되기 몇 시간 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와 전쟁을 종식할 협상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총리의 지시에 따라 도하 협상팀은 위트코프 계획(미국 중동특사의 일부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한 일시 휴전안)이든, 전쟁 종식의 틀 안에서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도 이에 호응하듯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된 협상의 타결을 위해 작전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은 군 장병 대상 연설에서 "군은 인질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에게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종전의 조건은 ▲ 인질 전원 석방 ▲ 하마스에 대한 추방 ▲ 가자지구의 비무장화로 수용 가능성이 희박한 것들입니다.
이스라엘이 겉으로만 개방적 태도를 연출한 만큼 종전휴전 협상에서도 별 성과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마스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그들은 전쟁을 끝내겠다는 약속 없이 포로(인질)를 석방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고, 이스라엘의 한 고위 당국자도 회담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외신은 하마스가 합의된 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완전 철수, 인도적 물자 유입을 조건으로 모든 인질의 석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3월 초부터 가자 내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해 왔던 이스라엘은 이날 봉쇄를 완화하고 식량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군의 권고와 하마스 격퇴를 위한 격렬한 전투를 확대해야 한다는 작전상 필요에 따라, 가자에서 기아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양의 식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가자에서 기근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잇단 경고 속에서도 이스라엘의 조치가 형식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엑스를 통해 "(인도적 지원 재개는)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방해받지 않고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인도주의적 재앙이 종식되고 기근도 확실히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