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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아기 목구멍에 딱 붙어…" 침착하게 생명 살린 어린이집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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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어린이집.

한 엄마가 8개월 아기를 안고 어린이집에 뛰어 들어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울면서 외치는 큰 소리에 모두가 놀라 뛰쳐나왔는데, 돌도 안된 아기가 호흡을 하지 못해 헐떡이고 있었습니다.

[윤경주/어린이집 교사 : 그냥 너무 놀랐어요. 괜찮을까 그냥 이 생각만 있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 이물질이 목에 걸려 기도를 막은 상황. 

이미 입 주변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 증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8개월 아기 엄마 : 평소에 손가락을 좀 자주 넣어서 웩웩거리는데, 그래서 그런가 하고 보다가 갑자기 입술이 이렇게 파래지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산소 부족으로 심정지가 올 수 있는 상황.

119 신고 후 원장 선생님은 바로 기도에 걸린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아기를 위한 하임리히법을 실시했습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보고 있던 선생님들도 점점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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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어린이집 원장 : 아 왜 안 나오지, 언제까지 해야 되는 거야, 119가 언제 오지, 뭐 이런 걱정은 들더라고요.]

기도가 폐쇄된 영아를 위한 골든타임은 약 4분.

등을 두드리며 계속 응급처치를 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1초가 1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임리히법을 실시한 지 약 1분 뒤 갑자기 아기의 목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고, 주변 선생님들도 모두 벌떡 일어섭니다.

아기의 호흡과 혈색이 바로 돌아왔고 엄마와 선생님들 모두 안도감에 참았던 눈물을 흘립니다

[이단비/어린이집 교사 :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모르게 그냥 엄마의 입장이 이해가 되면서 눈물이 좀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기도를 막았던 건 작은 반창고.

접착성 있는 반창고라 잘 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요만한 동전 모양의 이거.]

형이 붙였던 반창고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아기가 이것을 입에 넣어 기도가 막혔던 겁니다.

[8개월 아기 엄마 :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입술이 파래지니까 '아 이거 큰일 났구나' 하고 '그냥 빨리 어디든 도움을 청해야겠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고요. 첫째가 거기 지금 다니고 있거든요. 선생님들 응급 처치 교육받으시는 거 생각나서 바로 도와 달라고 했던 거예요.]

다급했던 엄마는 무작정 어린이집을 향해 뛰었고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능숙한 대처 덕분에 아이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8개월 아기 엄마 : 진짜 다행이다 싶었고, 제가 여기 선생님한테 도움 안 청했으면 진짜 어떻게 어떻게 됐을 수도 있겠다 싶고...]

[최석재/아산충무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영아 아이의 3~4mm밖에 안 되는 기도에 100원짜리 크기의 반창고가 들어갔다면 아이의 기도뿐 아니라 목 전체를 막았을 수 있을 정도의 두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위험에 빠질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영유아를 위한 하임리히법은 성인과 달라 일반적으로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허벅지로 아이를 지지합니다. 그래서 손으로 아래로 쳐내듯이 세게 강력하게 다섯 번 두드리고 심장을 마사지하고...]

[김영숙/어린이집 원장 : 이렇게 위급한 상황을 겪어 보니 '안전 교육은 많이 거듭할수록 누적되어도 진짜 과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이번 기회에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빠른 판단과 어린이집 교사들의 위기 대처 능력이 더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취재 : 김민지, 영상편집 : 고수연, 디자인 : 김보경, 제작 : 모닝와이드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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