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랑스 칸 영화제가 며칠 전 개막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장편 영화는 12년 만에 한 편도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국내 영화 시장 자체가 흔들리면서 국제 무대에서의 주목도도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조제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인 프랑스 칸 영화제.
지난해에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 등 한국 장편 영화 2편이 초청됐습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올해보다는 나았습니다.
지난 13일 개막한 올해 칸 영화제에서는 한국 장편 영화를 아예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2013년 이후 12년 만에 한 작품도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한국 영화의 국제 무대에서의 후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창작의 기반이 되는 국내 영화 시장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5월까지 관객 300만 명을 넘긴 영화는 '미키17'과 '야당' 단 2편.
지난해 상반기에는 '파묘'와 '범죄도시 4편'이 각각 천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올해는 개봉 편수도 같이 크게 줄어 전망을 더 어둡게 합니다.
이 상태로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 2억 명을 돌파했던 연간 누적 영화 관객수는, 올해 1억 명도 안 될 걸로 보입니다.
[박완배/춘천시 : 워낙 OTT 서비스나 이런 게 잘 돼 있다 보니까 굳이 (극장 올)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영화 시장 위기의 최대 원인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 쏠림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시장 2위와 3위인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가 최근 전격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윤성은/영화평론가 : 지금 영화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비슷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에만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고 관객들은 극장을 더 떠나가게 되고요. 앞으로의 상황이 좀 암담하긴 합니다.]
기로에 선 국내 영화 시장, 단지 극장가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안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