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확을 앞둔 옥수수 등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멸강나방이 제주 곳곳에서 잇따라 확인됐습니다. 한 번에 수백 개의 알을 낳는 멸강나방의 특성상 농가마다 방제에 비상에 걸렸습니다.
정용기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시의 한 옥수수밭입니다.
옥수수잎 곳곳에서 무언가 갉아먹은 흔적이 확인됩니다.
멸강나방 유충 피해를 입은 겁니다.
잎 안쪽에서는 멸강나방 유충 사체도 발견됩니다.
[옥수수 농가 : 잎을 갉아 먹지. 성장 더디고 상품성이 안 돼(요.)]
인근 밭에서는 방제 작업이 한창입니다.
보름 정도 있으면 수확하는 비트에도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비트 농가 : 하룻밤 사이에도 곡식이 다 초토화되는 상황입니다. 잎이나 줄기 진액을 빨아 먹어버리니까. 채망 같이 구멍이 뚫려서 크지를 않습니다.]
멸강나방은 해마다 제주에서 발견되는데, 올해는 기온이 낮아 발견 시점도 예년에 비해 한 달가량 늦었습니다.
올해 멸강나방은 지난달 초순 편서풍을 타고 유입돼 산란을 마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주 서부 지역에서는 멸강나방 유충이, 동부 지역 옥수수밭에서는 멸강나방 성충까지 확인됐습니다.
작물을 갉아먹으며 밭을 초토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멸강나방이 이곳 서부 지역뿐만 아니라 동부 지역에서도 관측되며 농가마다 방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제주에서는 주로 옥수수와 기장 등 벼과 작물에 큰 피해를 입힙니다.
부화한 지 열흘 이상 된 유충은 농작물의 잎이나 줄기까지 모두 먹어 치우기 때문입니다.
방제 시기를 놓치면 순식간에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조기 방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현대양/제주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 멸강나방은 예찰을 통해 초기 방제가 가능한데, 방제 시기를 놓치면 특성상 단기간에 번식률이 높기 때문에 작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제주농업기술원은 멸강나방에 대한 집중 예찰을 벌이고, 피해 발생 시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주혁 JIBS)
JIBS 정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