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축제 자료화면
대학가의 봄 축제 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대형카메라를 들고 연예인을 촬영하는 이른바 '홈마'들이 캠퍼스로 들이닥치며 크고 작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한국판 파파라치 격인 홈마는 '홈페이지 마스터'의 줄임말로, 직접 촬영한 아이돌 등의 사진을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는 팬을 말합니다.
사진을 팔거나 관련 굿즈를 제작·판매해 적잖은 이익을 거두기도 합니다.
오늘(13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축제에 찾아오는 홈마 등 외부인에 대해 학생들이 '시야를 가린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하며 이달 축제를 했거나 할 예정인 상당수 학교가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려대와 경희대, 세종대 등은 관람석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거나 외부인 구역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경우 지난 9일 축제 때 외부인 2천 명을 한정해 입장시켰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 대학은 관람석 내에 대형 카메라와 삼각대 등의 반입을 금지한 상태입니다.
15일부터 축제가 열리는 한국체육대학교의 경우 아예 '홈마 구역'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무대 바로 앞에는 재학생이 자리하고, 그 뒤로 취식 구역과 홈마 구역이 이어지는 식입니다.
한체대 학생회 관계자는 "홈마가 재학생과 엉켜 사고가 나거나 카메라가 파손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일부 홈마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무대와 거리가 멀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으나, '축제는 재학생이 우선'이라는 반론 역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홈마들의 민폐 논란은 대학 축제 시즌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인천의 한 대학 축제에서는 홈마들이 촬영을 제지당하자, 시비가 붙은 재학생의 얼굴 사진을 그대로 SNS에 공개해 논란이 됐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기 가수의 공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학 축제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홈마 등 극성팬에게 촬영 자제를 요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동연 전통예술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아이돌 섭외가 총학생회 능력과 동일시되는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며 "아이돌 섭외가 학우들이 원하는 바일 수는 있어도 학생회는 상업적인 대중문화에 대항하는, 지금과는 다른 대학 문화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