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까지 보신 것처럼 김문수 후보는 다음 주에 토론을 하고 또 여론조사 해서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주 일요일인 11일까지 단일화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왜 이렇게 다른 시간표를 고집하는 건지 그 이유를 최재영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의 단일화 방안, 가장 극명한 차이는 '시기'입니다.
김 후보는 이번 주 넘긴 오는 16일 이후 하자는 거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흘 뒤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를 마치자는 겁니다.
11일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 이날 기점으로 기호와 돈이 달라집니다.
우선, 국회 교섭단체인 국민의힘의 기호는 2번.
만약 김 후보 제안을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덕수 후보가 수용해, 각자 선거운동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일단, 김 후보는 2번을, 한 후보는 무소속 기호를 받게 됩니다.
이 경우, 한 후보가 추후 단일 후보가 된다고 해도 기호 2번은 못 받습니다.
김 후보가 '각자 일주일 선거운동하고, 이후 단일화하자'고 제안한 이면에는, 한 후보가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면, 자신으로 단일화에 유리해진다는 계산도 깔린 걸로 보입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 한덕수 후보가 공식후보로 등록해서 뛰어봐야 할 거 아닙니까. 그리고 저도 등록해서 뛰어서 며칠이라도 하다가.]
그걸 간파한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 안 되면, 후보 등록을 아예 안 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상태입니다.
당 지도부 생각대로, 후보 등록일인 11일 전에 단일 후보가 정해진다면, 그게 누구든 기호 2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걸 김 후보가 꺼리는 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의 지지도에서 현재로서는 김 후보가 밀리는 상황인 점도 계산하는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선거비용 문제도 결정적입니다.
11일 지나 무소속 한 후보로 단일화되는 경우, 국민의힘이 한 후보에게 선거 자금을 지원할 길은 막히게 됩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만약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되면 우리가 선거 운동 비용 쓸 수도 없고, 쓴다 하더라도 보전받을 수 없습니다. 5백억 원이 넘는 비용을 쓰도록 돼 있습니다. 무소속 후보는 그런 돈을 준비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김 후보 입장에서는, '선 선거운동, 후 단일화'는 돈의 측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