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세우고 관리한 신라인의 흔적…'영천 청제비' 국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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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천 청제비'

신라시대에 제방을 세우고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비석이 국보가 됩니다.

국가유산청은 경북 영천시의 '영천 청제비'를 국보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예고했습니다.

1969년 보물로 지정된 지 약 56년 만의 국보 승격입니다.

영천 청제비는 '청못'이라고 불리는 저수지 옆에 세워진 비석입니다.

청못은 신라시대에 조성된 이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비석은 받침돌이나 덮개돌 없이 자연 그대로의 돌에 글자를 새긴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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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청제비는 청제건립·수리비와 청제중립비로 구성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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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청제건립비(앞면), 오른쪽은 청제수리비(뒷면)

청제건립비와 청제수리비는 하나의 돌 앞·뒷면에 각각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위쪽이 얇고 아래쪽이 두꺼우며, 글자 대부분은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합니다.

앞면의 청제건립비에는 신라 법흥왕 23년에 해당하는 536년 2월 8일에 큰 제방을 준공한 사실과 공사 규모, 동원 인원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서체를 보면 자유분방한 6세기 신라 서풍에 해당한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습니다.

뒷면의 청제수리비에는 원성왕 14년인 798년 4월 13일 제방 수리 공사를 완료했다며 그간의 경과, 공사 책임자, 공사 기간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신라사에서 홍수와 가뭄이 가장 빈번했던 6세기와 8세기 후반∼9세기에 자연재해 극복을 위해 국가에서 추진했던 토목 공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함께 놓여 있는 청제중립비 역시 연구 가치가 높습니다.

비석에는 1688년 땅에 묻혀 있었던 청제건립·수리비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실이 새겨져 있고, 글자도 신라의 예스러운 서풍을 따르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한 비석에 시기를 달리하는 비문이 각각 기록된 희귀한 사례이며 조성 이래 현재까지 원위치에서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영천 청제비'의 국보 지정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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