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신앙 보여줘·주님 품에서 평화를"…교황 추모미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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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안식 속 평화를 빕니다'

오늘(24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 대성전에 가톨릭 신자들이 집결한 가운데 교황의 안식을 기원하는 간절한 바람이 낭독됐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미사는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와 함께 '영원한 안식을'이 울려 퍼지며 시작했습니다.

백색 제의를 입은 사제들이 십자가와 복음서, 촛불 등을 들고 중앙 통로를 따라 입장했고 이어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주한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등이 제단에 올랐습니다.

정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갑작스러운 선종이 "깊은 슬픔"을 안겨줬지만 "신앙 안에서 교황님께서 주님 부활의 영광에 힘입어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셨음을 굳게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교황이 "즉위하신 이후 우리에게 참된 신앙의 길을 몸소 보여주셨다"며 "사제들에게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라고 당부하시며 교회를 야전병원처럼 모든 이에게 열린 자비와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셨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주교는 교황이 난민 문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첫 사목 방문지로 택해 연대의 몸짓을 직접 보여줬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하며 소통하고 포용하는 교회를 이루고자 애썼다고 재위 중 활동을 두루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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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울림을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4년 8월 방한을 되돌아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교황은 즉위 후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세월호 침몰이라는 국가적 참사로 슬픔에 잠긴 한국인들을 위로하고 순교로 신앙을 지킨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추도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단순하고 핵심을 관통하는 말로 복음을 선포하셨다"며 "난민들과 이주민을 가까이 여기셨으며 아픈 이들을 찾아가셨고 선종하기 일주일 전에는 로마의 감옥을 찾아 갇힌 이들을 만나셨다"고 교황의 삶을 돌아봤습니다.

그는 "교회를 환대와 자비의 장소가 되게 하고, 신자 모두가 교회뿐만 아니라 세상 희망의 표징이 되도록 이끌어주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우리의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오늘 미사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년기와 예수회 입회 및 사제 수품 당시의 모습, 즉위 후 사목 활동 등을 조명하는 추모 영상이 상영돼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서울대교구는 어제 오후 7시까지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된 공식 분향소에 1만여 명이 찾아와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추모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현지 시각 모레 오전 10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이 집전하는 가운데 엄수됩니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와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임민균 신부가 장례식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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