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암석 뜯어낼 수 있는 곳도…위험한 싱크홀 지역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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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로 사망자가 발생했죠.

그런데도 서울시는 집값과 불안을 이유로 어디가 위험한 곳인지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작진이 전문가들을 만나 특히나 위험한 지역이 어디인지 알아봤습니다.

얼마 전 한 방송사가 서울시로부터 싱크홀 위험 지역 목록을 받아 공개했지만 일부 자치구가 임의로 제출한 탓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도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집값에 영향을 끼칠 우려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와 시민 분노가 더 커졌습니다.

우선 2018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총 122개, 이 지역들엔 공통점이 있다는데요.

[이강근/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한강을 중심으로 좀 낮은 지역은 충적층이 많이 발달돼 있습니다. 하천의 물이 퇴적물을 운반을해서 거기에 쌓아놓은 건데 미고결 (굳지 않은) 퇴적층이고 연약한 토사로 돼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가 지하 공사를 많이 하고 있잖아요. 충적층이 좀 두껍게 분포하는 이런 곳에서는 싱크홀의 위험이 상당히 존재한다.]

과거엔 서울 지형, 어땠을까요? 지금 알고 있는 서울과 꽤 다릅니다.

시간이 흘러 한강과 하천의 영향으로 땅 모양이 조금씩 변했고 여의도처럼 모래섬이던 곳을 매립해 땅으로 만들기도 했는데요.

그중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2곳, 먼저 잠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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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래 강으로 둘러싸인 섬이었다가 1978년 한강 매립 공사로 육지가 됐습니다 그리고 강남.

과거 이곳은 하천이 자주 범람하는 비옥한 논밭이었어요 다시 말해 지반이 모래나 자갈, 진흙으로 이루어졌단 뜻인데요.

이곳들 모두 싱크홀 다발 지대인 겁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편마암이나 편암 지반 역시 상대적으로 덜 연약하긴 하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는데요.

[이강근/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강서구 이런 쪽은 굉장히 오래돼있는 편마암이나 편암입니다. 풍화가 많이 돼서 손으로 암석을 뜯어낼 수 있을 정도로 연약지반 구간이 있어요.]

화강암 기반인 강북 일대 역시 암릉 산을 제외하면 땅의 일정 깊이까지는 암석이 풍화된 '흙으로' 구성돼 있어 역시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는데요.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싱크홀이 발생할 때는요, 원인이 세가지 정도가 돼요. 첫번째는 지질적 특성, 두번째는 상하수도관이 현재 있느냐 없느냐, 세번째는 주변 공사장이 있느냐 없느냐. 공사를 하게 되면 물은 위에서 밑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대부분 지하 공사장은 낮잖아요. 물이 (흙과 함께) 지하 공사장 쪽으로 들어오게 되는거죠. 그 물이 빠진 만큼 비게 되는 거죠. 상수도관이나 하수관 역시 터지게 되면 거기서 물이 역시 흘러가면서 토사를 갖다가 같이 가면서 역시 공극(구멍)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요.]

다시 말해 연약지반이라고 해서 가만히 있는데 싱크홀이 발생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대형 싱크홀의 주원인으로 무분별한 공사를 지적합니다.

또, 싱크홀 위험이 특히 큰 장소라면 시기적으로 더 위험한 때도 있습니다.

기후 위기로 여름철마다 겪고 있는 극한 호우.

엄청난 빗물은 땅속을 더 연약하게 만들어 싱크홀을 가속화합니다.

실제로 싱크홀이 주로 발생한 시기는 7, 8월.

파헤칠수록 심각함이 실감 나지만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싱크홀은 인재입니다. 땅속에 토목 공사를 설계했던 대로 꼼꼼하게 잘 하면 싱크홀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 위험지도가 제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면, 지하에 무슨 공사를 하면 싱크홀이 발생 가능하다라는 것을 이제 주민들이 알잖아요. 그러면 서울시는 어떻게 할까요? 그쪽 구간에서 공사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더 꼼꼼하게 안 챙기겠습니까? 그리고 주민들은 제대로 하라고 다그치고 또 감시 감독하고 할 거잖아요.]

일상을 위협하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지 벌써 십여 년.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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