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요양보호사 도입…'돌봄 공백' 대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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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고령사회에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들 살펴보는 순서입니다. 늘어나는 노인들을 돌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 전해 드렸는데, 그 대책으로 정부가 외국인 요양 보호사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양주시의 한 사립 대학.

이 학교 외국인 유학생 2명은 석 달 전 요양보호사 시험에 합격해 요양시설 취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바트호이그 엥흐톨/몽골 유학생 (요양보호사 취득) : 일주일 동안 실습 훈련이 있어요. 우리를 예뻐해 주시는 거예요. 그런 어르신들 보면 눈물 나려고 해요. 벅차서….]

[응우옌 타잉 후옌/베트남 유학생 (요양보호사 취득) : 할머니, 할아버지 사투리 많이 쓰잖아요. 어려웠는데 계속 지나면 괜찮아요.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국내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요양보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열어줬습니다.

합격자가 요양시설에서 일하게 되면 E-7 취업비자도 발급하는데, 지금까지 3명이 받은 걸로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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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외국인 요양 보호사 양성을 위해 전문 교육 과정 신설과 전담 대학을 지정하는 등의 종합 대책도 발표됐습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지난달 5일, 외국인정책위원회) : 현지 우수 인력 선발 후 국내에서 교육하는 요양보호 전문 연수 과정을 신설하여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돌봄 인력을….]

서울시는 농어촌 외국인 인력 등에게 주어지는 비전문취업, E-9 비자에 요양보호사를 포함하자고 주장합니다.

E-7 비자보다 학력이나 소득 요건이 덜 까다로워 인력 확충에 더 유리하다는 이유입니다.

돌봄 인력 부족을 메우려는 정책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탁상행정'이라는 불만이 나옵니다.

노인 비율이 가장 높은 전라남도.

지난 2023년부터, 외국인이 요양보호사로 일하면 지역 특화형 비자를 받아 장기 거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신청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저임금에, 높은 업무 강도 때문에 외국인들도 외면한 겁니다.

[박서양/고흥군청 노인복지팀장 : 똑같은 처지의 시급을 주다 보니까 여기보다는 다른 노동, 유자 공장이나 그런 데 가서 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돌봄 인력 시장으로 외국인이든, 우리 국민이든, 사람들이 나오게 하려면, 무엇보다 훈련받고 일한 경험이 임금과 경력에 반영되도록 표준임금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요양보호사들은 주장합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자격증이 갖는 어떤 전문성이라든지 이런 것들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냐, 안 하는 것이냐, 그것과 연계시켜서….]

또 현장에서는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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