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버스 타고 점령지 구경…이스라엘, 시리아로 단체관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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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란고원에서 시리아 남부 일대를 내려다보는 이스라엘군 병사

이스라엘이 북부 국경을 접한 시리아 골란고원으로 민간인 단체 관광을 내보내면서 군사 점령에 이어 영유권을 확대하려는 야욕을 키운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군이 올해 유월절(4월 12∼20일) 연휴 기간 하루 두 차례 방탄 처리가 된 버스에 민간인들을 태우고 골란고원을 돌아보는 투어를 진행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군부대의 호위를 받는 버스는 1974년 이후 비무장지대로 남아 있던 시리아 관할 구역에 2.5㎞ 가량 진입했다가 돌아오게 됩니다.

관광 코스에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내려다보이는 전략 요충지인 헤르몬 산의 시리아쪽 사면이 들어있고 하이킹과 수영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느님과 언약을 맺은 땅'이라는 골란고원 투어에 참가하려는 이스라엘인들이 많았던 까닭에 신청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표가 매진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와 시리아의 기습 공격에 한때 위기에 처했으나 이후 반격에 성공, 골란고원 거의 전역을 점령했습니다.

이후 1974년 시리아와 국경협정이 체결되면서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의 약 80%를 실효지배하고 나머지는 비무장지대로 시리아가 관할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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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12월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이 시리아를 철권통치하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자, 이스라엘은 즉각 골란고원내 비무장지대로 군대를 밀어넣었습니다.

협정 상대인 아사드 정권이 패망하면서 자동적으로 무효화했다는게 이스라엘 측 주장입니다.

이스라엘은 반군 수장 출신으로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 된 아메드 알샤라가 과거 알카에다 연계조직에 몸담았던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시리아 과도정부를 극단주의 세력이자 저지해야 할 대상으로 못박은 채 골란고원 점령지의 영유권을 굳히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리아 과도정부의 지시를 받는 군대의 국경지대 접근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무효화한 기존 국경협정을 대체할 새로운 방안이 도출될 때까지 이스라엘군을 물리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현지 일간 하레츠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이번 골란고원 관광 투어가 시리아보다는 '이스라엘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군 제210 사단과 골란 지역위원회 등 주최측은 유월절 이후에도 추가로 투어를 진행할 수 있길 바란다는 입장입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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