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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고통 온다'…트럼프표 관세 전쟁으로 뒤바뀌는 삶 [스프]

[뉴욕타임스 칼럼] Your Life Will Never Be the Same After These Tariffs, by Justin Wolf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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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 저스틴 울퍼스는 미시건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다.

이번 정부의 관세에는 고통이 따를 것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고통. 내 계산에 따르면 이번에 시행되는 관세 정책에는 트럼프 1기 관세보다 50배가량 큰 파괴력이 있다. 더욱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세탁기라는 아주 평범한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2018년 상대적으로 소박했던 트럼프표 관세로 인해 세탁기 가격은 거의 100달러 가까이 올랐다. 그 결과 여러 가정에서 세탁기를 바꿔야 하는 시기에 새 제품을 사지 못했다. 그 결과 또 새로운 비용이 발생했다. 세탁 통 내 불균형한 하중 때문에 발생하는 오밤중의 소음, 탈수가 잘되지 않아 세탁 후에도 축축하게 젖은 옷 뭉치, 높아진 전기세와 수도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달리 말하면 관세의 총비용은 그저 당신의 은행 계좌에서 빠져나오는 돈에 그치지 않는다. 세탁 통 안에 뭉쳐있는 옷들을 잘 펼쳐놓는 데 드는 시간, 물이 뚝뚝 떨어지는 티셔츠를 짜는 데 드는 시간과 수고가 모두 비용이다. 관세는 물건의 가격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 낭비라는 새로운 비용을 발생시키는 선택을 강요한다.

관세가 낮으면 문제도 작다. 큰 관세는 큰 문제를 낳는다. 트럼프가 발표한 자동차 관세 25%로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자동차 가격

4천 달러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집을 포함한 여러 가정에서 가족의 두 번째 차량 구매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 낡은 세탁기보다 더 큰 문제다. 차 한 대로 누가, 언제 아이들을 방과 후 활동에 데려다줄 것인지, 출퇴근은 어떻게 할지 끊임없이 일정을 조정하고 고민해야 한다.

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세는 모든 품목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므로 거의 모든 구매 선택에 왜곡을 가져올 것이다. 지금까지 짜둔 지출 계획을 다 뒤집어엎고, 새로운 계산을 해야 한다. 신선한 채소 대신 냉동 채소를 사고, 비싼 수입 약품 대신 약효가 떨어지는 제품을 사고, 설탕 대신 콘시럽을 사게 될 것이다. 하나하나의 선택이 모여 삶의 질은 더욱 나빠진다.

참, 구매에 관한 선택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무엇을 생산하는지도 영향을 받는다. 당신이 관세 때문에 덜 좋은 물건을 살 수밖에 없는 것처럼, 기업도 바람직하지 못한 쪽, 즉 덜 생산적인 방향으로 노동력과 자본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수요일에 발표된 관세는 다른 선진국의

약 10배

에 달하는 수준이며, 대공황 시기의 악명 높은 스무트홀리 관세보다도 더 높다.

이번에 발표된 관세로 인해 사람들은 2018년에 그랬던 것처럼 새 세탁기를 살지 말지 망설이게 될 뿐 아니라, 건조기, 냉장고, 오븐, 식료품, 의류, 자동차부터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매를 재고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택하게 될 대안은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관세 1% 인상으로 진짜 과카몰리에서 콩으로 만든

과카몰리 대용품

을 선택했다면, 처음부터 과카몰리는 당신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물품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20% 관세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게 된다면 진짜 과카몰리를 먹지 못하는 것은 상당한 괴로움일 것이다. 더 높은 관세가 더 큰 고통을 가져온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이 모든 작용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모두 연결돼 있다. 수학적으로는 곱하기에 해당하는데, 비용은 관세율의 제곱으로 증가하게 된다. 꽤 고통스러운 산수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직전의 평균 관세율은 약 1.5%였다. 이후 트럼프는 철강, 알루미늄, 세탁기, 태양광 패널 및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지만, 나머지 품목에 대한 관세는 거의 손대지 않았다. 2019년에 이르자 관세율이 약 두 배에 해당하는 3% 정도로 인상되어, 고통은 약 네 배로 늘어났다. (그렇다, 2의 2배는 4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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