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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소리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우리 옆집도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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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음식을 해 먹었는지 모를 부엌,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옷가지.

이 집에 살던 60대 남성은 지난해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다른 고독사 현장들도 비슷한데, 생을 마감한 뒤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업체 대표 : 이게 오래되다 보니까 말라 비틀어져서 무슨 음식이었는지도 모르는…. 대부분 현장은 이렇게 옷이 별로 없어요.]

고독사 현장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청소업체 대표 : 술병들이 많아요. 주로 외로운 사람들은 술에 의지를 하니까. 또 하나는 테이블 위에 약봉지만 또 쌓여있어…. (집에) 온기가 없는….]

고독사는 매년 3천600건 정도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루 10명꼴입니다.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 노인들입니다.

고독사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줄곧 50대였는데, 3년 전부턴 60대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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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의 세계여론조사에서 50세 이상 한국인의 39.1%는 어려울 때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답했는데, OECD 국가 평균의 3배가 넘습니다.

[고립 경험 60대 남성 : 빠져나갈 생각 자체를 못했죠. 5년 가까이 (고립) 생활한 것 같아요. 자존심이 아직 남아 있는 건지는 몰라도 어쨌든 사람이 싫은 거예요.]

초고령화 속 1인 가구가 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고독사 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복지사와 활동가가 일일이 발로 뛰며 고립 은둔 가구들의 안부를 챙기지만 대면 자체를 거부하는 게 큰 어려움입니다.

[복지사 : 안에서 들리시죠? 물품 가져다 놨으니까 맛있게 드세요.]

[재고립 남성 : 예, 고맙습니다.]

[복지사 : 근데 오늘은 목소리에 좀 기운이 있으세요.]

[재고립 남성 : 약 때문에 그래도 좀 산 것 같아요.]

[정수진/마천복지관 사회복지사 : (때로는) 본인이 고립되었고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도 모르세요. 사람들을 장기적으로 만나지 못하니까 막상 요청하려고 하면 두려우신 거죠.]

그래서 고립과 단절이 길어지기 전에, 소통을 늘리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는 공통 관심사나 사연을 가진 어르신들끼리 묶어 42개의 소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용지 (85세) : 같은 방향으로 계속 접으라는 뜻이고 우선 이걸 알아야 해.]

종이 접기로 시작된 이 '독거노인' 모임은 4년째, 식사와 나들이를 함께 하며 서로 의지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김철수 (82세) : 서로 이렇게 만나서 차 한 잔 마실 수 있고 어디 같이 갈 수도 있고…. 가족보다, 친구들보다 더 좋은 거지.]

영국은 2018년 외로움 담당 부서와 장관직을 도입했고 일본은 2021년부터 고독, 고립 대책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독사를 줄이려면 국가적 차원에서 '외로움 해소' 대책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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