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팔뚝에 새겨진 아랍어 문신 (사진=헤그세스 X 캡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팔에 새겨진 아랍어 문신이 공개되면서, 이슬람 혐오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25일, 하와이 군사기지에서 해군 특수부대와 훈련 중인 사진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그의 오른쪽 팔뚝 안쪽에'카피르'(Kafir)라는 아랍어 문신이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이 단어는 이교도', '이단자를 뜻하는 표현으로, 일부에서는 무슬림에 대한 조롱이나 혐오 표현으로도 쓰이는 용어입니다.
헤그세스 장관의 문신은 과거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가디언은 그가 작년 7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서도 같은 문신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슬람계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장관의 아랍어 문신이 무슬림에 대한 명백한 혐오 상징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친팔레스타인 활동가 네르딘 키스와니는 "이건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닌, 미국 전쟁을 지휘하는 사람이 가진 이슬람 혐오의 상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카피르라는 단어는 극우 이슬람 혐오주의자들이 무슬림을 비하하는 데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이번 논란을 장관 개인의 신념으로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내 대표적 이슬람 민권 단체인 미·이슬람 관계 위원회(CAIR) 역시, 문신이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과 개인적 불안을 드러낸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문신은 과거 1·6 의회 폭동을 주도한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의 리더였던 조 빅스에게서도 발견된 바 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의 문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장관 지명 당시부터 그는 극우적, 기독교 근본주의 상징을 몸에 새긴 사실로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팔에는 중세 십자군 구호였던 '데우스 불트(Deus Vult)', 가슴에는 예루살렘 십자가, 어깨 아래쪽에는 미국 초창기 성조기 문양과 무기 형태 문신도 새겨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헤그세스 장관이 기밀 군사계획을 민간 메신저 '시그널'로 논의했다는 의혹도 불거지면서, 미국 정가에서는 퇴임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