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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김정은 역점사업인데 공장 안 돌아가…간부 잡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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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 20개 지역에 옷 공장, 식료품 공장 같은 경공업 공장들을 잇따라 준공을 했습니다.

이른바 '지방 발전 20×10 정책'의 일환인데요.

이게 무슨 정책이냐면, 매년 전국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경공업 공장을 만들어서 10년 안에 지방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겠다는 김정은의 구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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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년 차 건설이 시작이 됐는데요.

최근 노동신문에 주목할 만한 글이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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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겨난 지방 공업공장들에서 생산 정상화의 동음을 높이 울려야 한다.', '원료기지 생산 능력을 높이고 기술자 기능공 대열을 강화를 해서 지방 공업공장 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해야 한다' 이런 내용들입니다.

공장 운영을 잘하라는 독려로 볼 수도 있겠지만,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면 굳이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었겠죠.

공장 건물은 지어졌지만 실제로는 공장이 잘 안 돌아가고 있다 이런 실토로도 보이는데요.

통일부는 북한이 만든 공장 상당수에 가동 징후가 있지만, 생산 정상화라고 할 정도로 본격적인 생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그나마 일부 공장에서는 가동 징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공장 준공식 당일에 5시간만 생산을 하고, 아직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도 수집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준공식까지 가진 공장들이 왜 제대로 가동이 안 되고 있을까요?

북한이 군인들을 동원해서 건물은 지어줬지만, 원료 조달이나 전력 문제 같은 공장 가동에 필요한 것들은 다 지방에 떠넘겼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방에 있는 간부들이 원료 조달을 알아서 해야 되는데,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거냐, 북한 매체들이 말하는 걸 보니까, 자기 지방의 원료 원천에 의거한 소비품 생산' 이런 원칙을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좀 쉽게 설명을 드리면, 기름 작물이라는 게 있습니다.

피마주, 역삼, 해바라기 이런 것들인데 이런 작물을 재배를 하면 기름을 짤 수가 있고, 이걸로 비누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또 머루 다래 오미자 이런 산 열매를 확보를 해서 이걸로 음료수 만들어라 이런 식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지방발전 정책이 실행된 이후에 각 지역별로 이런 기름작물 등을 심기 위한 원료림 조성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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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지난해 9월) : 수유나무를 100정보 조성하고 그 사이로 피마주, 콩, 깨를 비롯해서 지금 기름원료 보장을 할 수 있게끔 비배관리(거름을 사용한 토지관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해 9월) : 경제적 가치가 있고 자기 지방의 기후 풍토에 맞는 산열매나 무들을 많이 심고 퍼트리기 위한 사업을 구체적인 계획 밑에 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원료를 조달해서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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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까 지금 생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 같은데, 북한은 지금 지역의 간부들만 다그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방 공업 발전 정책의 실행은 명백히 시 군당 책임 간부들의 몫이라고 닦달을 하고 있는데요.

김정은은 이미 공장 착공식을 할 때부터 생산을 못하는 것은 죄악이다라고까지 말을 하면서 지방 간부들에게 책임을 미뤄놓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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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김정은 연설 내용, 지난해 2월) : 생산건물들을 번듯하게 건설하고 현대적인 설비들을 갖추어 놓고도 원료·자재가 부족하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공장운영을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당과 국가 앞에 인민들과 군인건설자들 앞에 죄악으로 됩니다.]

지금 공장이 제대로 안 돌아가고 있는 지역의 간부들은 언제 책임 추궁을 당할지 몰라서 전전긍긍하고 있을 걸로 보입니다.

제대로 대책은 안 세워주고 원료는 알아서 조달해라, 근데 생산은 꼭 해야 된다, 이런 어이없는 주문들이 지금 내려가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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