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나선 주민들…수돗물 뿌리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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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안동 곳곳에서는 산불의 기세가 여전한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직접 진화에 나서거나 산불진화 대원들을 돕는 등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안동시 남선면의 한 마을.

큰 불이 한 차례 지나갔던 곳인데, 마을 바로 옆 산자락에 매캐한 연기가 또 피어오릅니다.

주민 김기백 씨는 아예 진화대원들과 함께 낭떠러지 같은 언덕에 버티고 섰습니다.

[(호스를)조금만 더 올릴게요.]

불길 코앞까지 다가가 호스를 끌어주며 진화를 돕습니다.

[김기백/경북 안동시 남선면 : 저는 바로 여기 인근에 집도 있고 부모님 집도 있고 해서 힘들어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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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이곳에서 살아온 어르신도 뜬눈으로 지새우면서도 산불 잡는 데 힘을 보탭니다.

[김철환/경북 안동시 남선면 : 잠을 제대로 못 자니까 다리가 후들후들거리는데. 밤새 되지도 않는 수돗물 가지고 계속 뿌리고, 아니 세상에 난리가 이런 난리가 어디 있어.]

불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바로 옆 마을 무릉리에는 대피를 안내하는 방송이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주민분들은 산불로 인한 재난 피해가 우려되므로….]

하지만 주민들은 집과 논밭을 쉽사리 떠나지를 못합니다.

[마을 주민 : (대피 안 하세요?) 안 하고 있을래요. 아직 대피할 정도는 아닌데.]

근처 또 다른 마을.

불과 500m 앞까지 산불이 근접했는데도 한 노인은 창고 지붕에 물을 뿌리며 불길이 방향을 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왜 물 뿌리시는 거예요?) 불씨 날아올까 봐.]

어르신들 대부분 대피시킨 마을 이장은 다시 피어오르는 불길에 한숨 돌릴 겨를조차 없습니다.

[김경란/마을 이장 : (어디로 가셔야 돼요?) 산불, 이거 주민들이 (진화)하고 있어서 왔다 갔다 하는 상태예요.]

주민들은 꺾이지 않는 화마의 기세에 맞서지만 고통과 절망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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