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산불 발화지점 인근 야산에서 산림청 헬기가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난 산불이 닷새째가 지나도 꺼지지 않자 정부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산불 진화의 가장 핵심인 헬기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이번에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산림청 중앙대책수습본부에 따르면 현재 산림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헬기는 모두 50댑니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32대는 담수용량 1천ℓ 이상∼5천ℓ 미만의 중형이고 11대는 1000ℓ 미만 소형입니다.
담수 용량 5천ℓ 이상으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뿌리며 큰 역할을 하는 대형 헬기는 고작 7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이들 헬기가 산불 현장에 모두 투입되는 것도 아닙니다.
수급 부족과 점검 등으로 하루에 30대∼35대밖에 운용할 수 없습니다.
산불 진화의 주력인 KA-32 카모프(3천ℓ급) 기종의 중형 헬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 29대 중 8대가 멈춰 있고, 1대는 지난해 사고가 나 조사 중입니다.
또 헬기 특성상 50시간을 비행하면 점검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동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종 역시 노후화했습니다.
기령이 20년을 초과한 헬기는 약 65%(33대) 정도인데, 이 중 30년 이상 된 헬기도 12댑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도 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북도만 봐도 임차 헬기의 용량이 작고 노후화하기는 마찬가집니다.
경북도가 보유한 19대의 헬기 중 대형 헬기는 한 대도 없고 5대는 소형, 14대는 중형입니다.
또 19대 중 13대는 기령이 30년을 초과했으며, 1962년에 제작된 헬기도 1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산불 진화의 핵심인 대형 헬기부터 갖춰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산림청 중앙대책수습본부 관계자는 "예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산불진화 헬기 보유량을 급격하게 늘리기 어렵다"며 "담수용량 1만ℓ짜리 대형 헬기 1대를 계약하기로 했고, 내년에도 수리온 헬기 3대를 추가로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