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까지 보신 것처럼 산불이 심각한 곳에서는 한낮에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캐한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습니다. 경북 지역에서는 고속도로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고, 또 국가유산 재난위기경보 심각 단계도 발령됐습니다.
경북 지역 산불 피해 상황은 TBC 안상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한 초등학교.
갑자기 모래바람이 몰아치더니, 사방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대피 문자를 보고 학교로 모인 주민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입니다.
[안동체육관으로 다시 가세요.]
불길은 어느새 남안동 IC 부근에 있는 골프장 바로 앞까지 들이닥쳤습니다.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들은 유턴해 반대 차선으로 향했고, 방향을 바꾸지 못한 덩치 큰 버스는 후진으로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습니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 : 갑자기 강풍이 불어서 차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후진해서 역으로 다시 나온 겁니다. 의성으로 나오고 다시 위쪽인 서안동으로 올라가고 이런 식으로….]
의성 산불이 전방위로 확산하기 시작한 건 오후 3시쯤부터였습니다.
초속 10m 안팎의 남서풍이 불면서 동쪽으로는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와 현화리 일대를 집어삼킨 뒤 청송군과 영양군, 심지어 영덕군까지 세를 뻗쳤습니다.
이와 동시에 의성 안계 쪽에서 시작된 산불은 북쪽인 안동시 풍천면으로 향했습니다.
안동시와 청송군 전체에 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이양우/청송군 지경리 이장 : 자욱했을 때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자욱했습니다. 어른분들이 불안하다고 그러면서 식사도 안 하시는 분도 계시고….]
최초 발화 지점 동쪽 지역에도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어, 이곳까지 불길이 미칠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대/국가유산청 자연유산국장 : 산불이 이쪽으로 확산하느냐 안 되느냐 하는 부분이니까 확산하지 않도록 산림청이나 관계기관에서 헬기 동원해서 주불을 얼른 잡아주기를 바라고요.]
교정 당국은 청송과 안동교도소 수용자를 이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TBC, 영상편집 : 김진원)
TBC 안상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