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토 농장 살펴보는 윤지환 대표
"드론이 날아다니며 카메라로 예찰을 하고, 로봇팔로 수확하는 모습이 신기했죠."
6년 전 뉴질랜드에서 호텔경영을 공부하고 귀국해 호텔에 취업한 윤지환(32)씨는 우연히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팜 광고를 봤습니다.
인공지능(AI)으로 유리온실을 조절하는 모습을 본 윤 씨는 스마트팜에 호기심을 느껴 전북 김제에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과정에 등록했습니다.
윤 씨는 결국 6개월 만에 호텔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스마트팜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윤 씨가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뉴질랜드에서 농장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컸습니다.
윤 씨는 "유학하면서 생활비가 모자라 농장에서 아르바이트했는데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며 "호텔에 정규직으로 취업했지만, 권위적인 문화가 몸에 맞지 않아 농업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공부한 윤 씨에게 농업 분야는 모든 게 생소했습니다.
화학 원소 기호도 기억이 가물가물했고, 수업에 들어가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윤 씨는 혁신밸리에서 받은 교재로 복습하고, 전문가로부터 컨설팅받으며 기초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20년 전남도기술원이 운영하는 임대농장에서 처음으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한 윤 씨는 2022년 전남 무안에 유리온실을 지어 본격적으로 스마트팜을 시작했습니다.
윤 씨는 "고향은 목포지만, 농사지을 땅이 없어 집에서 가까운 무안을 선택했다"며 "임대 농장에서 첫 수확을 했을 때 내가 정말 키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뿌듯하고 저 자신이 대견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임대 농장을 시작으로 윤 씨는 2년 만인 2022년 12월 청년 농업인 스마트팜 자립 기반 구축사업에 지원해 자신의 농장을 갖게 됐습니다.
농장은 1천200평 규모로 비닐하우스 3동 등 스마트팜 시설을 갖췄습니다.
컴퓨터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천장과 공기 순환을 위한 유동팬, 배기팬의 개폐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물과 영양액도 자동으로 주입합니다.
'아따달다' 캐릭터를 개발해 온오프라인에서 토마토 판매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로즈마리 방울토마토 꿀절임 등 가공제품도 개발했습니다.
작년에만 직거래와 스마트 스토어 등을 통해 2억 7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스마트팜은 노지 재배에 비해 작물의 순환 속도가 빨라 생산량이 2배 정도 많습니다.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에서 재배해 혹서기나 혹한기를 버틸 수 있고 재해 예방도 가능합니다.
30대의 나이에 억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비결입니다.
윤 씨는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동료와 유통 전문가 등과 함께 농업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 씨는 젊은이들이 서울을 벗어나 지역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역은 서울에 비해 문화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향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 씨는 "부러워하는 친구들에게 시골로 내려와 함께 일하자고 하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쉽게 마음을 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토마토를 수확할 때마다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농업법인도 설립해 사업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윤지환 대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