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마다 줄지어 날랐는데 텅…"재고량 포화" 설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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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시멘트와 철근 같은 건설자재를 생산하는 분야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설비 가동 자체가 중단되면서 IMF 때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김관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멘트를 연간 800만t 생산하는 전국 최대 규모 시멘트 공장입니다.

성수기인 봄이 다가왔지만, 공장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예년 같았으면 시멘트를 실어가기 위해 화차가 가득 차 있었을 하역장은 폐쇄된 역사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매년 봄이면 시멘트 전용 운반 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 BCT 100여 대가 2시간씩 줄지어 시멘트를 싣던 저장소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시멘트 하역기가 7곳에 있지만, 취재진이 머무른 3시간 동안 겨우 BCT 2대만 시멘트를 실어갔습니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 : 이렇게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은 입사 이래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은…. 위기라고 하는 말이 더 실감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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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온도 2천 도로 24시간 가동되는 시멘트 제조 핵심 설비 소성로는 2기나 멈춰 섰습니다.

굉음을 울리며 돌아가는 갈색 원통형 설비 건너편에, 가동하지 않는 소성로의 모습이 대비됩니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4천만t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년 전에 비해 20%나 감소하는 것인데, 19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가는 셈입니다.

반면 재고는 지난해 135만t으로 3년 전에 비해 55%나 늘었습니다.

[한찬수/한국시멘트협회 대외협력실장 : 각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이 이미 수용 가능한 선을 초과를 했습니다. 추가적인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른 후방산업도 건설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긴 마찬가지입니다.

철근 생산량은 지난해 779만 7천t으로 3년 전에 비해 25% 줄었고, 재고는 51%나 늘었습니다.

골재도 올해 주문량이 20년 만의 최저로 추산됩니다.

건설경기 회복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면서 건설 유관업계에서는 IMF 때보다 더 큰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남일, 디자인 : 임찬혁·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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