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이시바 '상품권 스캔들' 파문 확산…야당 불신임안 제출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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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달 초순 집권 자민당 초선 의원 15명과 회식을 앞두고 각각 약 1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한 '상품권 스캔들'이 일본 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거듭 항변하고 있으나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났고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오늘 조간신문 사설 등을 통해 이시바 총리가 경솔한 행동을 했고 해명도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솔함에 대한 비난을 면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치자금 개혁을 둘러싸고 여·야당이 막바지 논의 중인 시기에 총리 자신이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사히신문도 '어이없는 총리의 변명' 제하 사설에서 "법적인 평가와 관계없이 정치가로서 총리에 대한 평가를 크게 나쁘게 한 것은 틀림없다"며 "총리는 당내 기반이 약해 여론 지지에 의지해야 하는데, 반성이 (민심에) 닿지 않으면 정권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산케이신문은 "이것으로 아웃 아닌가"라고 평가했고, 도쿄신문은 이시바 총리의 청빈한 이미지가 실상과는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도쿄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금품 살포로 인맥을 구축했던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를 정치적 스승으로 삼고 있고, 구두쇠라는 세간의 평가를 타파하려는 속마음이 있었던 것이 상품권 스캔들의 배경일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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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전문가들은 초선 의원과 회식이 정치활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치자금규정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이시바 총리 해명에 애매한 부분인 '그레이존'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상품권 전달이 사적인 행위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으나, 회식 장소가 총리 공저였다는 점 등에서 정치활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치자금규정법은 개인이 정치활동과 관련해 공직 후보자에게 금전 등을 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의 상품권 스캔들이 정국 뇌관으로 부상한 가운데 야당의 내각 불신임안 제출 여부가 향후 정국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짚었습니다.

이 신문은 "야당들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해 찬성하는 쪽으로 보조를 맞추면 중의원(하원) 과반 표를 확보해 가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가결될 경우 이시바 총리가 10일 이내에 중의원을 해산하거나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여당과 정책별로 협력해 왔던 제3야당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어제 "다른 당과 소통하면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자 한다"며 내각 불신임안 제출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일부 야당 의원은 지지율이 저조한 이시바 정권을 상대하는 편이 6월 도쿄도 의회 선거와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서 야당들이 결집해 이른 시일 안에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어제 "아직 거기(퇴진)까지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당분간 국회에서 이시바 총리를 압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야당에 대응해 자민당 일각에서는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안이 이달 하순이나 내달 초순 무렵 통과되면 총리가 선제적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지난해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 쇄신'을 내걸고 승리한 이시바 총리가 정치자금 문제에 휘말린 대가는 크다"며 "본래 당내 기반이 약한 총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목소리는 작아 여론 동향에 따라 '이시바 끌어내리기'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해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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