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손길에 자유를 얻은 그림자들…'거칠지만 화려하게'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벨기에의 현대미술가 쿤 반 덴 브룩은 도로의 구조물이나 경계선에 주목했습니다. 산업용 도료와 아스팔트 타르를 이용해 도로와 그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생명을 부여합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그림자의 자유 / 3월 29일까지 / 갤러리 바톤]

똑같은 도상의 그림이 다양한 색채로 늘어서 있습니다.

한낮 도로에 드리워진 건물의 그림자 모습인데, 작가의 과거 작품을 토대로 한 겁니다.

기억의 잔상으로 남아 있는 도로 위 그림자가 모티브입니다.

초록, 노랑, 빨강, 신호등 색상의 추상화 같은 그림들 역시 과거 작가가 그렸던 골목의 모퉁이 모습에서 출발했습니다.

광고 영역

건축학도 출신인 작가는 도로 주변의 풍경과 구조물의 그림자를 탐구합니다.

[쿤 반 덴 브룩/작가 : 도로는 늘 주변에 있기 때문에 그 존재를 잊기 쉽습니다. 누구나 다니는 길에는 페인트로 표시가 돼 있고, 좌측통행이나 빨간불 같은 규칙이 있습니다. 생활 그 자체이고 하나의 문화인 것이죠.]

채색은 일반 물감이 아니라 도로 표시선을 그리는 산업용 도료를 사용합니다.

특히 검은색의 아스팔트 타르는 그림자의 물성에 생동감을 부여해 줍니다.

린넨 캔버스의 거친 바탕에 두터운 질감을 극대화하는 겁니다.

같은 도상을 다른 색채로 반복하는 작업은 실크 스크린 방식의 편리한 인쇄 방식과 대비됩니다.

[쿤 반 덴 브룩/작가 : 반복이라는 측면에서는 실크스크린과 비슷하지만,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작업입니다. 예술의 산업화와는 다른 수공업이죠.]

거친 재료들의 조합에서 나오는 다채로운 색채감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도시의 한 부분, 도로의 모퉁이, 그리고 거기 드리워진 그림자들에 자유와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용화, VJ : 오세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