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시청사
"'다둥이네 보금자리' 지원처럼 주택에 대한 걱정거리가 줄어드니까 아이를 더 낳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거와 출산, 양육 정책은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출산을 장려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일 수 있다고 봅니다."
경기 성남시에서 거주하다 안양시로 이사와 11년째 거주 중이라는 A씨는 6명의 아이를 둔 다둥이 가정의 엄마입니다.
안양에서만 둘째부터 여섯째를 낳아 키우고 있습니다.
A씨 같은 다자녀 가정은 여러 지자체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안양시의 인구 증가에 보탬이 됐습니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안양시의 인구수와 출산율은 2024년을 기점으로 상승으로 전환됐습니다.
2024년 출산 관련 통계청 발표 자료를 보면, 국내 1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안양시는 2014년 60만 명을 찍었던 인구가 해마다 감소하면서 2021년 6월 54만903명으로 떨어졌습니다.
55만 명대가 무너진 것입니다.
한번 줄어든 인구수는 2023년까지 계속 54만 명대에서 머물렀는데 2024년 9월 55만1천228명을 기록하며 3년 4개월 만에 55만 명대를 탈환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1.2%(6천568명)가 증가한 것입니다.
인구수 증가와 더불어 합계출산율도 올라갔습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데, 안양시는 2022년 0.90 명에서 2023년 0.81 명으로 떨어졌다가 2024년(잠정) 0.85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전국 평균(0.75 명)과 경기도 평균(0.79 명)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출생아 수도 2023년 3천93명보다 많은 3천369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19세에서 39세까지 청년 인구도 늘었습니다.
2023년 15만1천664명에서 2024년 15만4천786명으로 2.0%(3천122명) 증가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져 2월 말 현재 15만5천548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국 상당수의 지자체가 인구소멸 위기를 겪을 정도로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최근 인구수가 늘고 있는 안양시의 비결은 무엇일까?
안양시의 인구 회복세는 재개발에 따른 관내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지만, 시가 2021년부터 인구정책 중장기로드맵을 수립해 추진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시는 2021년 '2040 안양형 인구정책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청년정책관, 기업경제과, 여성가족과, 안양도시공사 등 시청과 산하기관 15개 부서가 참여해 인구 늘리기 정책을 수립해 추진했습니다.
인구감소를 억제하고 지속 가능한 인구 증가를 위해 ▲ 인구 유입 ▲ 인구 유지 ▲ 인구구조변화 ▲ 융합 등 인구 증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목적별 구체적인 사업을 정했습니다.
안양시는 특히 청년에 주목했습니다.
청년의 주거 안정이 취업과 결혼, 출산율 증가 등의 선순환을 만들어 인구 증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봤습니다.
2022년부터 '청년 특별도시 안양'을 내세우며 타 도시에 사는 청년을 유입시키고, 유입된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했습니다.
시는 우선 청년·신혼부부 유입을 위한 주거정책에 집중했습니다.
청년층에 저렴한 임대료를 지원하는 청년임대주택이 2022년 안양8동에서 '두루미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급됐습니다.
2023년에는 개발이 진행 중인 덕현·호계온천 주변, 비산초교주변, 상록지구 등의 소형주택을 매입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62세대의 청년 및 신혼부부가 청년임대주택에 입주해 주거 걱정을 덜었습니다.
아울러 2024년에는 청년임대주택 공급 대상에 다자녀 가구(3자녀 이상)를 신설, 보증금과 임대료 걱정 없이 최장 20년을 거주할 수 있는 '다둥이네 보금자리 사업'을 펼쳐 호응받고 있습니다.
6명의 자녀를 키우는 A씨도 다둥이네 보금자리에 3년째 살고 있는데, 주거비 부담이 없어지면서 생활에 여유가 생겨 다둥이네 보금자리에서 다섯째와 여섯째 아이를 낳았습니다.
2022년 상반기 이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자 시에 거주하거나 전입 예정인 무주택 세대주 청년에게 연간 최대 400만 원씩 4년까지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주거 취약계층 청년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매월 20만 원씩 12개월 동안 월세 실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신혼부부에게는 주택매입 및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합니다.
안양에서 임신하고 출산한 가정을 위해서도 맞춤형 지원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안양에 3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둔 임신부에게 안양사랑상품권 10만 원을 지원하고, 출산지원금은 첫째 100만 원, 둘째 200만 원, 셋째 300만 원, 넷째 이상 5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출산지원금은 2023년부터 첫째와 둘째는 2배로 올렸고, 셋째와 넷째는 셋째 이상으로 통합해 1천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안양시만의 보육정책도 성공해 경기도로 확대됐습니다.
안양시가 2020년 신촌어린이집을 지정해 시작한 '24시간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은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하루 2시간부터 최대 5일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데 비용은 시간당 3천 원입니다.
갑작스럽게 돌봄 공백이 생긴 부모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2023년 협심어린이집이 추가됐습니다.
안양형 24시간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사업은 '경기도 언제나 어린이집'사업으로 확대돼 올해부터 운영비의 50%를 도비로 지원받게 됐습니다.
경기도 내 7개 지자체가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발굴하고자 많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안양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