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기 떨어졌나요?"…10m 앞 오폭 겪은 포천 트럭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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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 오폭 사고 피해 주택

"우리 동료들 괜찮나요? 진짜로요? 근데 그게 왜 거기에 떨어진 거예요?"

8일 오전 경기 의정부성모병원 병실에서 장 모(63) 씨는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장 씨는 지난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로 중상을 입은 포터 트럭 운전자로, 군부대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도로를 지나던 장 씨의 트럭 전방 약 10m 지점에 폭탄이 떨어져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잔해가 흩어지는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사고 직후 포천소방서 119구급차로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에 긴급 이송된 장 씨는 목덜미에 금속 파편이 박힌 상태였습니다.

동맥과 정맥 등 주요 혈관 손상 위험이 커 의료진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료진은 출혈을 멈춘 뒤 CT 촬영을 통해 파편의 위치를 확인하고 즉시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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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은 다행히 하나만 목덜미에 박혔고, 주요 혈관 손상은 없었으나 근육 일부가 찢어지고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장 씨는 약 1시간 동안의 수술 끝에 큰 위기를 넘겼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겨진 장 씨는 침대에 누운 채 사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괴로워했습니다.

장 씨는 "평소 운전을 하지 않는데 그날은 운전 담당자가 비번이라 내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며 "부대 기계실 점검을 마치고 나오던 길이었고, 사거리라 속도를 낼 수도 없었는데 갑자기 '꽝'하는 소리에 정신이 나갔다 들어왔다 반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금만 빨리 지나갔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며 "다른 건 생각이 안 나고 같이 있던 동료들만 떠올랐다"며 울컥했습니다.

그는 외부와의 접촉이 없었고 뉴스도 접하지 못한 탓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모르고 있었고 불안 증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장 씨는 회진을 온 조 모 권역외상센터장에게도 "손이 계속 저리고 따끔거린다. 그런데 왜 하필 그곳에 (폭탄이) 떨어졌느냐"며 사고 원인을 거듭 물었습니다.

조 센터장은 "파편으로 인해 신경이 자극됐거나 폭발의 충격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난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계속 상태를 살피며 치료를 진행하겠다"며 직접 치료 부위의 밴드를 교체하며 상태를 꼼꼼히 점검했습니다.

조 센터장은 "환자가 탄 화물차가 지나가기 불과 수초 전에 폭탄이 떨어지고, 목에 박힌 파편이 작지 않은데도 동맥과 정맥이 피하는 등 두 번의 큰 행운이 따랐다"며 "환자가 신속하게 수술받고 잘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의 큰아들(42)은 중국에서 일하다 직장 동료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히 귀국했습니다.

큰아들은 "동료로부터 사고 뉴스를 듣고 동생에게 연락했더니 아버지가 포탄을 맞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버지가 살아계신 것 자체가 기적이고 천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버지는 사고 이후 불안감을 계속 보인다"며 "오랫동안 가족들이 이 마을에 살았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이다. 군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장 씨와 함께 트럭에 탔던 B(66)씨는 어깨 개방성 골절 등 중상으로 국군병원에 헬기로 이송됐고, C(64)씨는 얼굴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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