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법 수혜' 미 의원들, 트럼프의 보조금 폐기 촉구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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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 슈머 미국 상원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법 폐기를 촉구한 것에 대해 미국 의회의 주요 의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상원의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반도체법에 대해 "미국이 기술과 인공지능(AI)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고임금 제조업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슈머 원내대표는 반도체법 덕분에 이미 여러 기업이 공장 건설을 시작해 그 혜택이 나타나고 있고, 반도체법을 폐기하면 이런 사업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게 반도체법이 이 정도의 초당적 지지를 받는 이유다. 그리고 난 상원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중 압도적인 숫자가 반도체법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슈머 원내대표는 2022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의회가 반도체법을 초당적 지지로 통과시킬 당시 협상을 주도했습니다.

반도체법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보조금을 받기로 바이든 행정부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관세로 압박하면 기업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왔으며 전날 의회 연설에서도 이런 주장을 반복하며 반도체법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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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어 이론적으로 반도체법 폐기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상원에서는 의석수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무력화에 필요한 60석에 못 미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관측했습니다.

반도체법의 혜택을 본 주(州)중에는 슈머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뉴욕뿐만 아니라 공화당 세가 강한 오하이오와 텍사스 등도 있습니다.

토드 영 상원의원(공화·인디애나)은 반도체법을 "우리 시대에 가장 큰 성공 중 하나"로 규정했습니다.

영 의원이 대표하는 인디애나주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기지 건설에 38억 7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곳으로, SK하이닉스는 그 대가로 최대 4억 5천800만 달러의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계약했습니다.

영 의원은 자신이 트럼프 내각 후보들의 인준을 지지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공개 석상과 사석에서 후보들로부터 반도체법을 이행하겠다는 확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뒤 백악관을 접촉해 반도체법 프로그램을 개선할 의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난 행정부가 공급망 회복력과 국가 안보를 위한 이 구상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을 다른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면 난 그런 것에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공화당 일각에서는 반도체법에서 노동자와 환경에 친화적인 규정을 비롯해 '사회적' 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습니다.

이에 따라 그간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법의 일부 조항만 손을 보고 보조금 지급 자체는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크라포 상원의원(공화·아이다호)도 이날 반도체법의 일부 개정에는 열려 있지만 완전한 폐기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라포 의원은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현재 협상 중인 패키지 법안에 반도체법 폐기를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런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TSMC와 인텔이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아 공장을 짓기로 한 애리조나주의 마크 켈리 상원의원(민주)도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행정부의 법 이행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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