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서천에서 운동을 하러 나갔던 여성이 처음 보는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숨졌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남성은 세상이 자신을 외면하는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TJB 전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비가 오는 어두운 밤. 후드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1시간 동안 같은 도로를 여러 번 오갑니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우산을 쓴 여성과 마주친 남성.
두 사람이 공터 쪽으로 사라진 뒤 30분이 지나지 않아 우산만 나뒹굽니다.
새벽 3시 35분쯤, 40대 여성이 서천군 서천읍의 한 공터에서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흉기를 휘두른 괴한은 서천군 산하기관에서 장애인 도우미로 일해 온 30대 지적장애인 A 씨.
피해자와 처음 보는 사이였던 A 씨는 길에서 주운 이불로 시신을 덮어놓은 뒤 집에 숨어 있다 CCTV로 추적에 나선 경찰에 12시간여 만에 검거됐습니다.
밤 9시 30분쯤 운동을 하겠다며 집을 나선 피해자가 3시간 가까이 돌아오지 않자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습니다.
가해 남성은 한밤중 이 인도에서 걷고 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둘렀는데요.
보시다시피 이곳은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길입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최근 금융 사기를 당해 돈을 잃고 세상이 나를 외면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며칠 전 길거리에서 주운 흉기를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추가 범행 여부와 범행 동기를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A 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주 T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