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와 충돌 후 "군사원조 중단" 후폭풍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이렇게 관세를 이용해서 무역 시장을 뒤흔든 트럼프는 세계 안보 지형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충돌한 이후 초강경 조치에 나선 겁니다.

이 내용은 워싱턴에서 김용태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할 것인지 묻자 애매하게 답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원조 중단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봅시다. 지금 말하는 순간에도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곧바로 중단 방침이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모든 군사원조를 멈추라고 명령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 명령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4일) 오전 즉각 실행에 들어가 현재 모든 원조 물자 수송이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제시한 종전 구상을 따르라는 압박으로 해석됩니다.

광고 영역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오래갈 것이라는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는 더는 참지 않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국민도 협상을 원하고 있다며 젤렌스키를 몰아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아마도 누군가는 합의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그리 오래 남아 있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미국의 종전 구상 핵심인 광물협정, 즉 우크라이나 자원을 공동 개발해 이익을 나누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면서 체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광물협정에 합의할 예정이었지만, 서명식 직전 공개 충돌하면서 모두 무산됐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강혜리)

---

<앵커>

쭉 보신 것처럼 오늘 미국에서 들어온 소식들이 많습니다. 워싱턴을 연결해서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김용태 특파원, 먼저 관세 이야기부터 좀 해보겠습니다. 무역 전쟁이 시작된 거라는 분석이 많던데, 앞으로도 줄줄이 예고돼 있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까지 실제 실행된 관세는 중국에 매긴 10%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멕시코에 25% 관세를 매기면서 관세가 협상용 엄포가 아니었다는 게 증명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멕시코, 캐나다에 협상의 여지는 없습니다. 관세는 이미 다 정해졌어요. 내일(4일)부터 발효됩니다.]

오는 12일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가 부과되고 이달 중 반도체, 자동차에도 관세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다음 달 2일에는 상호관세와 농산물에도 관세가 예고돼 있습니다.

상대 국가가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에 전 세계가 무역전쟁에 휩싸일 수 있는 것이죠.

특히 캐나다는 FTA 체결 국가이자 동맹국입니다.

같은 조건인 우리나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목입니다.

<앵커>

광고 영역

방금 김용태 특파원이 이야기한 대로 지금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예고된 상태인데, 이 와중에 타이완의 반도체 업체인 TSMC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더라고요.

<기자>

TSMC가 1천억 달러, 우리 돈 140조 원이 넘는 대미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걸 관세 효과라고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고, 두 번째는 타이완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발언이 조금 바뀌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전에는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매우 재앙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중국 견제 메시지를 추가했습니다.

즉, 안보 문제도 거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앵커>

다음은 우크라이나 문제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이 당장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사실은 공개 설전이 벌어졌던 지난 정상회담에서 이미 여차하면 미국이 빠지겠다는 언급이 나왔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주) : 합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입니다. 우리가 나가면 (러시아와) 싸워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건 아름답지 않겠지만, 당신들은 싸워야 할 겁니다.]

또 미국은 보란 듯이 대러시아 제재 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원하는 광물 협정 체결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습니다.

결국 젤렌스키를 압박해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협정을 맺고 종전 논의로 넘어가겠다는 구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를 상대해야 하는 우크라이나로서는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 지원분은 약 20% 정도가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원조가 끊긴다면 우크라이나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 영역

러시아 측은 전쟁을 끝낼 최고의 기회라며 미국의 지원 중단을 반기고 있습니다.

젤렌스키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내일 오전, 한국 시간 내일 오전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발언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