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빗다 주저앉았다"…밤마다 두려워 떠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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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림리 주민들

"집 바로 앞이 사고 현장이다 보니 또 무언가 무너지진 않을까 항상 걱정이에요. 잠도 제대로 못 자요."

1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으로부터 약 100m 떨어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 소재 한 주택에 살고 있는 하 모(70) 씨는 오늘(28일) 이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하 씨의 집이 있는 곳은 이번 사고로 통제된 34번 국도 앞 언덕배기로, 10채 안팎의 주택과 슈퍼 등이 다닥다닥 모여 있습니다.

집 앞마당에 서면 덩그러니 서 있는 교각과 부서진 교량 상판 구조물들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사고 현장과 가까운 곳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 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사고 현장에서 다시 붕괴가 발생하거나, 사고 여파로 집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지 사흘째인 오늘 오전 하 씨를 비롯한 주민 5명가량은 "불안해서 못 살겠다", "땜질식 말고 근본 대책을!", "안전은 국가 책임!", "무서워서 못 살겠다. 붕괴가 웬 말이냐!" 등 글귀가 적힌 여러 개의 피켓을 든 채 사고 현장 인근에 나와 있었습니다.

이들은 사고 사흘째인 오늘 진행된 현장 합동 감식 현장에서 경찰과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오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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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씨는 "사고 당일 아침에 마당에 나와 머리를 빗고 있었는데 굉음과 함께 회색 먼지가 삽시간에 퍼지는 걸 보고 그대로 주저앉았다"며 "당시 119 구급차량으로 이송되기까지 했는데 여전히 불안하긴 매한가지"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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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와 있던 다른 주민도 "사고 여파로 부실해진 교각이나 주택이 무너지면서 주민들에게까지 피해가 오는 건 아닌지 두렵다"며 "인명 피해가 난 사고 현장을 매일 바라보며 지내다 보니 요새 늘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천안시에서 주민들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해줬으면 해서 피켓을 들고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도림리 주민 약 10명은 내달 초부터 사고 현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하고 나설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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