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토허제 해제가 쏘아 올린 공…서울 외곽도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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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이 심상찮습니다.

이달 들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강남지역은 물론, 강북 등 비강남권까지 급매물이 팔리고 호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연초 지지부진하던 매매가 조금씩 살아나고, 가격도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입니다.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쏘아 올린 공이 금리 인하와 맞물리며 서울 아파트 시장에 전방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손대기가 무서울 정도로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월 14일 시민 토론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제) 해제를 적극 검토하고 밝힌 것을 전후해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 허가구역 해제 대상지는 물론 강남권 일대의 급매물이 모두 팔리고 호가가 뛰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토허제에서 풀린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9㎡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실거래가가 26억 원대였으나 이달 초 28억 3천만 원의 사상 최고가로 팔린 뒤 12일 허가구역 해제 후에는 거래가가 최고 31억 원을 찍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실거래가가 3억∼4억 원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현재 매물은 31억∼32억 원 선에 나오는 데 현지 중개업소에는 외지인의 전화 문의가 빗발칩니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을 때도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많았는데 지금은 지방의 갭투자 수요까지 문의 전화가 온다"며 "호가가 30억 원을 넘어가며 가격이 부담스러워 주저하는 매수자도 있지만 현재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매도 우위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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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는 지난 13일 40억 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가인 작년 9월 초의 35억 1천만 원에 비해 실거래가가 5억 원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런 상승세는 이번에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잠삼대청'의 재건축 단지는 물론, 올해 4월 토허제 연장이 확실한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성수동) 등 정비사업 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이달 14일 역대 최고가인 28억 원에 팔린 뒤 현재 29억∼30억 원에 매물이 나오고, 전용 84㎡는 지난달 17일 30억 4천만 원에 거래된 후 현재 32억∼34억 원을 호가합니다.

재건축 단지의 '끝판왕'으로 여겨지는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있음에도 연일 신고가 행진입니다.

현대2차 전용 196.84㎡는 이달 초 역대 최고가인 89억 5천만 원에 팔렸고, 압구정 3구역내 전용 84㎡는 50억 원 이상에 매물이 나옵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들도 최근 정비구역 공람 등의 호재로 가격이 강세를 보입니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토허제 해제가 불발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집주인들이 많은 것과 별개로 재건축 재료 때문에 2년 실거주를 감내하고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거래도 꾸준히 이뤄지고 가격도 오름세"라고 말했습니다.

토허제 해제로 촉발된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강북 등 비강남권의 일반 아파트로 옮겨붙을 조짐입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 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상계 주공·보람아파트 등은 최근 급매물이 거의 소진되고 호가가 2천만∼3천만 원 정도 상승했습니다.

보람아파트 전용 79㎡의 경우 지난해 말 6억 1천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6억 3천만∼6억 5천만 원짜리 급매물이 다 팔린 뒤 현재 호가가 6억 7천만∼6억 8천만 원으로 올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계엄 사태 이후 거래가 뚝 끊겼는데 그동안 관망하고 지켜보던 매수자들이 강남 허가구역 해제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뛰자 이곳도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집을 사기 시작했다"며 "이달 들어 거래가 부쩍 늘어서 급매물은 다 팔리고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리시티지자이는 최근 전용 84㎡ 실거래가가 23억 원을 넘어섰고,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연초 16억 5천만 원짜리 매물이 팔리면서 현재 5천만 원 뛴 17억 원에 물건이 나옵니다.

강동구 고덕동 일대 아파트 단지도 최근 급매물이 모두 팔리고 호가가 상승세입니다.

고덕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잠실이 허가구역에서 풀리면서 고덕동의 매수세가 주춤할 것으로 봤는데 잠실의 가격이 오르니 오히려 문의가 더 늘었다"며 "그간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봐 지켜보던 수요자들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강남에서 촉발된 매매 시장의 훈풍은 실제 거래 증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오늘(27일) 조사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건은 총 2천111건입니다.

2월 계약 물건은 거래 신고 기한이 3월 말까지로 아직 한 달이 남았지만 현재까지 거래량은 작년 12월(3천186건)과 올해 1월(3천270건) 동기간의 신고 추이를 뛰어넘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천222건으로 단기 정점을 찍은 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가 강화된 8월(6천523건)부터 감소한 뒤 9월 이후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12월 계엄사태와 탄핵 정국 등으로 월 거래량이 3천 건 초·중반대로 급감했습니다.

그러다 이달 들어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면 2월 총거래량은 4천 건을 넘어서면서 작년 8월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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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서울 아파트 시장이 꿈틀대는 것은 작년 가을부터 시장을 관망하던 매수자들이 탄핵 정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매수 대열에 동참하고 있어서입니다.

지난해 가계부채관리 명목으로 중단했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올해부터 숨통이 트이면서 매수 문의가 늘었습니다.

여기에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기름을 부었습니다.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외곽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커진 것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값은 이달 초부터 3주 연속 올랐고, 토허제 해제 이후 오름폭도 확대됐습니다.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거래가 안돼 급매물이 쌓여 있었는데 강남 허가구역 해제 이후 매수 대기자들이 집을 보러 오겠다며 전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시장이 꿈틀거리는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들어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습니다.

특히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대출한도 축소를 우려한 일부 수요자들은 매수를 서두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 강남 토허제 해제 시점을 놓고 비판적 목소리도 나옵니다.

강남 토허제 지정 기간은 올해 6월까지인데 연초 영동대교 지하 복합개발 착공과 금리 인하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며 군불을 땐 것이 맞느냐는 것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의 토허제 대상 가구수가 많지 않고, 가격 억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도 갭투자 규제에 대한 상징성이 있었는데 그게 사라진 것"이라며 "반포의 전용 84㎡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최고 60억 원을 찍은 마당에 그간 허가제에 억눌려 있던 강남 집주인들은 지금보다 가격을 더 높여 받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강남은 한 번 불붙기 시작하면 파급력이 커서 타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할 수 있는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그 점을 간과한 게 아닌가 싶다"며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는 풀어주는 게 맞지만, 해제 시점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더라도 탄핵 및 조기 대선 가능성, 미국의 관세 전쟁, 내수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와 불확실성이 큰 만큼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입니다.

지난해 가을 이후 거래가 막혀 있다가 터진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상태일 때도 거래량은 이전보다 줄었으나 가격 하락 효과는 없었는데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해제 효과를 과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거래도 많이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의 전환점이 되면서 강남권에 이어 마용성, 비강남 지역으로 순차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에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대출 영향이 적은 강남보다 비강남권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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