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무리가 한강 하구의 장항습지를 찾아 겨울을 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경기도 고양시가 드론을 이용해서 뿌려준 볍씨를 먹기 위해서 몰려든 겁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한강하구에 위치한 장항습지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농경지에 떨어진 볍씨를 먹기 위해 철새들이 몰려듭니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도 40여 마리도 이곳 습지를 찾아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김은정/사단법인 에코코리아 모니터링 팀장 : 재두루미는 전 세계적으로 5천5백여 마리 남아 있는 굉장히 희귀한 새로써, 굉장히 큰 새임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조류입니다. 그래서 아주 안전한 잠자리와 풍부한 먹이가 있어야 합니다.]
국내 24번째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이곳에서 월동하는 물새는 모두 3만여 마리, 큰기러기와 개리, 왜가리, 흰꼬리수리 같은 멸종위기종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드론 1대가 습지를 누비며 볍씨를 뿌립니다.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습지 구역에 먹이를 골고루 뿌리기 위해 고양시가 농업용 드론을 빌려와 겨울에만 한시적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철새 이동 기간인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일주일에 두 차례씩 먹이를 공급하는 데, 고양 시민 20여 명이 드론 급식봉사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준석/장항습지 철새 드론 급식 봉사대장 : 드론에 (볍씨) 뿌려지는 위치가 다 나옵니다. 어디에 빈자리가 나오고 또 뿌려진 자리가 나오니까 그것을 보며 조종을 하니까 상당히 좋습니다.]
드론을 활용하면서 뜻밖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성우/고양시 기후환경국 환경정책과장 : 드론을 활용하면 사람이 직접 철새와 접촉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먹이를 공급할 수 있으며,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흩어지는 것을 막아 조류독감 확산 위험도 줄일 수 있습니다.]
고양시는 지난해 11월 개관한 장항습지 생태관에서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의 가치를 알리고, 한강하구 관광자원과 연계해 생태·역사 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최진화, 화면제공 : 고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