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 반등 출산율에 전문가들 "감소 멈춤 긍정…추세 이어가야"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내리막길만 걷던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하자 전문가들은 낙관을 경계하면서도 감소세 '멈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증가폭이 미미한 데다 오른 수치에도 여전히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오름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이 오늘(26일)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천300명으로 전년 대비 8천300명(3.6%) 증가했고,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75명으로 0.03명 늘었습니다.

2015년에 전년 대비 0.03명이 늘어나 1.24명을 기록한 이후 감소만 하다가 처음으로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증가 원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정책 효과 등 의견이 분분했지만 하락세가 멈췄다는 점에서는 모두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어도 반등을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 교수는 "2023년부터 저출산위와 정부가 결혼·출산 의향이 있지만 여러 요인으로 망설이는 이들에 초점을 맞춰 유인책을 내놨는데, 이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의 영향을 주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8년이나 계속되던 하락세가 멈췄다는 것 자체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일단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 교수는 "그동안 떨어진 정도에 비해 합계출산율 증가폭이 워낙 미미해 반등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반등 원인에 대해서도 "팬데믹으로 예비부부가 결혼을 미뤘다가 완화되기 시작한 2022년, 2023년에 결혼해 지난해 출산한 경우가 많았다"며 "기저 효과가 있었을 것이고,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근거가 많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광고 영역

전문가들은 증가세가 지속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반등 추세를 이어 나가기 위해선 주효한 정책이 무엇인지 파악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0.75명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아주 낮은 숫자이기에 지금부터가 정책적 노력을 통해 출산율을 올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철희 교수는 "출산율이 올해도 증가할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혼란한 정국과 불경기 여파가 시차를 두고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데이터를 계속 축적해 어떤 그룹에서 반등이라고 할 만한 게 이뤄졌는지, 그것이 정부 정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더 면밀히 살펴보고 정책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점 정책으로는 젊은 층의 사회경제적 불안 해소와 함께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인식이었습니다.

이삼식 회장은 "청년들의 고용·주거 안정이 시급하고, 일·가정 양립을 보편화해 정책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사업장 대다수는 중소기업인데, 마음 놓고 일·가정 양립 제도를 쓸 수 있는 곳은 일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불과하다"며 "누구나 제도를 활용하도록 획기적인 전환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육아휴직 급여와 기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아 전 과정에서 일 병행이 가능하도록 탄력·유연근무제 확대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미 교수는 "정부 시행 정책 중 미혼일 때보다 주거 혜택 등이 줄어드는 '결혼 페널티'나 맞벌이로 인한 불이익을 줄인 게 젊은 층에 어필이 됐던 것 같다"며 "전폭적인 주거 혜택과 부모 급여 등 경제적 지원을 계속 늘리는 한편 일·가정 양립 제도를 튼튼히 해 돌봄을 챙겨야 출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출범을 준비 중인 인구전략기획부가 흩어진 저출생 대책을 한데 모아 관리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미 교수는 "예컨대 돌봄 관련 정책의 경우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져 있다. 고용노동부가 육아휴직 정책을 아무리 열심히 추진해도 고용보험 재원과 가입자 박스 안에 갇혀 있는 것"이라며 "모든 정책을 아울러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한 부처에 신속하게 지원하는 실행 체계를 제대로 갖춘 부처로 기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