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넉 달 새 0.75%p↓…가계 이자 부담 9조 원 감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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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늘(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리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약 넉 달 동안 기준금리는 연 3.50%에서 연 2.75%로 0.75%p 떨어졌습니다.

대출금리가 딱 기준금리 인하 폭만큼만 내려도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연간 9조 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에 금융기관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하락 폭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어 대출자들이 효과를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통상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줄어들면서 대출금리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p 내리고, 대출금리도 그만큼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9조1천억 원 줄어듭니다.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46만3천 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3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67.9%)을 적용해 산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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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 타격이 컸던 취약차주는 이자 부담이 약 5천억 원(1인당 35만9천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차주를 의미합니다.

가계뿐 아니라 높은 금리로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75%p 내리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1천억 원(1인당 164만 원)가량 줄어듭니다.

자영업자 다중채무자는 이자 부담이 3조6천억 원(1인당 205만 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문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기관 대출 금리에 더디게 반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이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해 12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7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1월(4.79%)보다 0.07%p 내리긴 했지만, 9월(4.23%), 10월(4.55%)보다는 0.49%p, 0.17%p씩 높습니다.

은행권은 이 시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을 명목으로 가산금리를 확대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등 인위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렸습니다.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지표금리)에 원가 마진을 포함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서 최종 산출됩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 가산금리 단순평균은 3.178%로, 9월(3.088%)보다 0.09%p 확대됐습니다.

같은 기간 우대금리 평균은 2.056%에서 1.154%로 0.542%p나 줄었습니다.

새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새로 부여되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기는 하지만, 금융소비자들이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도 가산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은행 대출금리 산출 근거 점검에 나섰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이제는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원활히 파급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 후 대출금리가 오르기는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금리가 미리 떨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지난해 연간 기준 총 11조3천억 원의 이자 부담이 줄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어 대출 이자 경감 효과가 올해에도 단기 금리와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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